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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加 관세전엔 이유 있었다…제3국 관세·자국산 지원 놓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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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6. 08. 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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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럭 관세 인하 대상서 제외…加 반발
협상 결렬 뒤 美 50% 관세·加 보복관세 확정
加, 공화당 지역 겨냥…11월 중간선거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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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AFP 연합
세계에서 가장 긴 국경을 맞대고 하나의 시장처럼 얽혀온 미국과 캐나다의 경제 관계가 관세 갈등으로 흔들리고 있다. 미국이 긴밀한 경제 관계를 토대로 캐나다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자 캐나다가 자국의 선택권을 지키겠다며 맞섰고, 양국의 갈등은 미국 중간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압박으로까지 번졌다.

캐나다 정부는 25일(현지시간) 2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약 700개 품목에 15%, 25%, 50%의 보복관세를 차등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2일 마크 카니 총리가 미국의 50% 관세 발효에 맞서 9월 8일부터 '달러 대 달러'로 보복하겠다고 예고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일부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과 가구, 의류에는 50% 관세가 적용된다. 가전제품과 치즈 등 유제품, 생선·해산물, 일부 철강·알루미늄 파생 제품에는 25%, 산업용 공구 등에는 15%의 관세가 각각 부과된다. 시행일은 다음 달 8일이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미국의 관세 공세에 대한 불가피한 대응으로 설명했다. 프랑수아 필립 샹파뉴 재무장관은 현 상황을 "캐나다에 강요된 전례 없는 도전"이라고 규정하면서 "우리가 이 갈등을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 통합이 상생 파트너십의 토대가 아니라 무기로 이용될 때는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美 "제3국 관세도 우리와 맞춰라"…캐나다 반발

미국은 협상 과정에서 캐나다에 제3국에 대한 관세까지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맞출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양국 당국자와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한 내용이다.

특히 철강의 경우 미국이 제3국에 관세를 올리면 캐나다도 같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미국은 제3국산 저가 철강이 캐나다를 거쳐 자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 했지만, 캐나다로서는 자국이 결정해온 제3국 관세까지 미국 정책에 맞춰야 하는 요구였다.

당초 캐나다도 미국과의 관세 장벽은 낮추고 북미 밖 국가에는 공동으로 관세 장벽을 세우는 이른바 '북미 요새'(Fortress North America)를 구상했다. 그러나 미국은 캐나다가 다른 국가와 무역협정을 체결할 때도 자국 통상정책과 보조를 맞출 것을 요구했다. 이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중남미 등으로 교역을 다변화하려는 마크 카니 총리의 정책과도 충돌했다.

미국의 요구는 산업정책으로도 이어졌다. 미국의 요구는 산업정책으로도 이어졌다. 캐나다에 관세 피해 기업을 지원하는 '캐나다산 구매' 정책의 축소를 요구하는 한편, 합의 이후에도 관세 정책을 변경할 권한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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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반(反) 트럼프 시위 /AP 연합
◇美, 트럭은 관세 인하서 제외…캐나다 "자동차 양보 부족"

양국은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 관세에서도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미국은 캐나다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캐나다는 자동차 관세를 더 낮추고 철강·알루미늄을 사용한 제품에도 유리한 조건을 요구했다.

특히 캐나다가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은 중·대형 트럭이다. 미국은 캐나다산 자동차와 경트럭의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하면서도 중·대형 트럭은 인하 대상에서 제외하려 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미국 시장에 공급되는 대형 픽업트럭의 주요 생산기지인 만큼, 캐나다로서는 자동차 분야의 관세 인하 효과가 크게 줄어드는 조건이었다.

결국 양측은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했고, 카니 총리는 협상 시한을 1시간 30분 앞두고 협상단에 철수를 지시했다. 미국은 이튿날부터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월 1일부터 자동차와 트럭, 자동차 부품, 철강 관세도 50%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加, 보복관세는 美 중간선거 겨냥…공화당 지역 '정조준'

캐나다의 보복관세에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 멜라니 졸리 산업부 장관은 이날 자국 기업 보호가 주된 목적이라면서도 "미국 내 특정 주를 겨냥할 수 있는 제품들도 관세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정치적 압력을 가하기 위해 현명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행 시점도 중간선거와 맞물려 있다. 보복관세는 11월 3일 중간선거를 두 달가량 앞둔 9월 8일부터 적용된다. 카니 총리가 지난 22일 보복 방침을 밝히면서 시행일을 9월 8일이 아닌 미국 노동절(9월 7일) '다음 화요일'이라고 표현한 것도 눈길을 끈다. 노동절 이후는 미국에서 통상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는 시기다.

품목도 미국 내 특정 지역을 겨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위스콘신주의 가공치즈와 메인주의 수산물, 제너럴일렉트릭(GE)이 대규모 사업장을 운영하는 켄터키주의 세탁기·건조기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선거 경쟁이 치열하거나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의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관세 부담을 안겨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압박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카니 총리도 미국 내 노동자들을 직접 거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산 자동차·부품 추가 관세 위협에 "미시간, 오하이오, 켄터키, 앨라배마의 노동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이 노동자들은 최대 소비시장인 캐나다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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