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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한국형 벤처 스튜디오’가 K-과학기술 창업 생태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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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8. 2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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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원 창업은 교수 홀로 연구와 수업, 투자 유치, 영업 등을 모두 부담하는 구조가 문제
- 벤처스튜디오 모델을 통한 서울대병원 의료진의 창업은 이런 문제 극복 사례
최경철 본부장
최경철(NKH㈜ 투자본부장,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대한민국 대학 연구실과 출연연구기관에서는 매년 세계 최고 수준의 특허와 과학적 성과가 쏟아져 나온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R&D) 비중은 5.13%(총 131조원)로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다. 반도체, K-뷰티, 방산에 이어 K-과학기술 역시 압도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혁신 기술이 실제 제품으로 상용화되어 시장에 나오는 비율은 극히 미미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 연구실 안에서 잠자고 있는 셈이다.

정부와 대학이 해외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교원 창업을 독려하고 있지만, 현장의 실상은 녹록지 않다. 초기 교원 창업의 대다수는 교수 개인 중심의 1인 창업 형태로 시작된다. 교수가 본업인 연구와 수업, 행정 업무를 병행하면서 경영, 영업, 투자 유치까지 전담해야 하는 구조다.

경험 부족과 과도한 업무 부담은 결국 교수 생활과 기업 활동 모두를 흔든다. 필자가 과거 투자했던 모 대학의 교원창업기업은 Series C 단계에 이르기까지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혹독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반면 미국 학회에서 만난 한 교원 창업자는 2개 기업을 창업하여 기업활동에 관여하고 있음에도 교원 활동과 연구에 전혀 부담이 없다고 했다. 본인은 기술 지원과 핵심 연구에 집중하고, 기업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컴퍼니빌더(Company Builder)'와 '벤처스튜디오(Venture Studio)' 모델이 있었다.

벤처스튜디오 모델은 국내에 아직 생소하지만, 해외 딥테크(Deep-tech) 및 교원 창업 분야에서는 활성화되어 있다. 이 모델은 아이디어 발굴부터 공동 창업, 자원 공유까지 함께하는 제도화된 공동창업자 모델로, 1996년 실리콘밸리의 아이디어랩(Idealab)이 시작한 '스타트업 공장(Startup Factory)' 개념에서 유래했다.

기존 액셀러레이터(AC)와의 차이는 분명하다. 벤처스튜디오에서는 기술을 제공한 교원에게 소규모 지분(약 30% 내외)을 부여하고, 경영과 자본을 제공한 컴퍼니빌더와 경영 참여 이해관계자들이 나머지 지분을 분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필자가 재직 중인 컴퍼니빌더 역시 서울대학교병원 의료진의 창업을 벤처스튜디오 모델로 지원하고 있다. 진료, 수업, 임상과제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의대 교원들이 전업으로 기업활동에 매진하는 일반 스타트업 대표들과 경쟁하는 데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이에 당사는 벤처스튜디오 방식을 적용해 교원에게 30% 내외의 지분을 제공하고, 컴퍼니빌더가 최소기능제품(MVP) 개발부터 국내 식약처 인허가, 미국 FDA 승인, 전문 CEO 영입, 글로벌 영업망 구축, 행정 전반을 전담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Moderna) 역시 창업 초기부터 기술 개발과 경영 책임을 분리하고 벤처스튜디오 형태의 벤처캐피털(VC)에 일임해 대형 성공을 거둔 대표적 사례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교원은 교수 활동 및 연구 본업을 유지하면서, 파생 기술을 활용한 연쇄 창업까지 가능해진다.

물론 이 제도가 국내에 안착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도 존재한다. 국내 VC 업계는 후속 투자 시 컴퍼니빌더의 지분이 높거나, 교원 및 전문 CEO의 지분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배구조를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모든 딥테크 창업에 일반 스타트업의 일률적인 지분 공식을 적용할 수는 없다.

교원 창업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어떤 지분 구조와 협력 모델이 가장 효과적일지 VC 업계와 창업 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교원 창업은 대한민국 기술 창업의 마중물이 되는 핵심 영역이다. 잠자는 연구실 기술을 일으켜 세울 '한국형 벤처스튜디오' 모델의 안착이 K-기술 창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주기를 기대한다.


최경철 투자본부장은…
한양대에서 회계학사, 경영학석사(경영전략), 경영학박사(경영전략) 취득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출자회사인 인터스마트를 인수한 컴퍼니빌더인 NKH㈜에서 투자본부장을 역임하면서 한양대학교 산업융합학부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전에는 한양대학교 기술지주회사와 요즈마그룹코리아에서 교원창업과 딥테크 투자를 담당했으며, 아더앤더슨과 KPMG컨설팅 등에서 경영컨설턴트로 근무했다.

최경철(NKH㈜ 투자본부장,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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