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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멈춘 ‘의료사고 이력제’…정부 “고의범죄는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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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 기자

승인 : 2026. 08. 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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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대리수술 등 필요성 공감
고위험 필수의료 위축 우려 제기
환자단체
/이소희 의원실
의료인의 의료사고 이력을 공개해 환자 선택권을 높이는 '의료사고 이력제'가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 물꼬가 트였다. 의료계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필수의료를 중심으로 방어진료가 늘어날 부작용을 우려해 반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18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는 '의료사고 이력, 국민은 알아야 합니다'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를 통해 환자단체는 현행법상 중대 과실이 반복돼도 의사 면허가 유지되는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이력 공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환자의 알 권리와 의료인 선택권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환자 보호장치라는 것이다.

의료분쟁 접수는 지난해 크게 늘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2025년도 의료분쟁 조정·중재 통계연보'에 따르면 전체 의료분쟁 접수 건수는 260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2169건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환자단체는 의료인 이력 공개는 모든 의료사고를 공개하거나 의료인을 추가로 처벌하자는 제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자가 의료인을 선택할 때 중대하게 고려할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를 국가가 일정 기간 공개하고, 환자가 해당 정보를 확인한 뒤 스스로 의료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 '투아웃제'를 제시했다. 의료 행위 중 발생한 실수 1회는 참작하되, 업무상 과실치사상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두 번 이상 선고받을 경우 이력에 대해 심의를 거쳐 공개하자는 것이다. 이력이 발생하더라도 즉각 공개가 아니라 '이력공개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심각성 등을 재검토한 후 공개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자는 완충안인 셈이다.

또 의료행위 중 성범죄·마약류 불법투여와 같은 의료범죄, 대리수술 및 유령수술 교사 등 고의범죄에 대해서도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이력을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이력공개제에 대해 공식적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현행 면허취소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자칫 이중처벌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정부도 명확한 고의범죄에 대해선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전체 의료사고 이력공개는 고위험 필수의료를 위축시킬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분위기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사고는 과실범위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의료행위는 환자를 위해 하는 것"이라며 "의료인 마약범죄나 성범죄는 의료인이 사익을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지만, 의료사고는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인 만큼, 자칫 고위험 수술을 동반하는 필수의료 의료진의 소극적 방어진료를 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고위험 필수의료의 경우 사망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도 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의료사고로 잡히지 않다보니 통계도 미비하다"며 "이력공개제의 광범위한 적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실이 득보다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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