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차익은 선주 몫…HD현대중공업은 후속 수주가격 상승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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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조선·해운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두바이 선사 걸프에너지마리타임(GEM)은 HD현대미포에서 건조 중인 5만DWT급 MR탱커 2척을 최근 제3자에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격은 척당 약 6000만달러로, MR탱커 리세일 거래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HD현대미포는 지난해 12월 HD현대중공업에 흡수합병됐으며, 현재 중형선사업본부로 운영되고 있다. 해당 선박은 합병 전 HD현대미포가 수주한 물량이다.
GEM이 지난해 3월 발주했을 당시 업계에서 추정한 선가는 척당 5000만달러 안팎이었다. 계약 조건과 중개수수료 등이 공개되지 않아 실제 차익을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명목 거래가격만 비교하면 불과 5개월 만에 척당 약 1000만달러의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MR탱커는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나프타 등 정제된 석유제품을 운송하는 중형 유조선이다. 원유를 대량 운송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과 달리 항만 접근성이 높아 역내 정제유 운송에 폭넓게 투입된다.
이번 거래에서 붙은 웃돈은 선박의 사양뿐 아니라 빠른 인도 시점의 가치가 반영된 '슬롯 프리미엄' 성격이 강하다. 새로 MR탱커를 발주하면 통상 2028년 이후에나 인도받을 수 있지만, 건조 중인 선박을 인수하면 그보다 빠르게 운항에 투입해 높은 운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유조선 시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건조 중인 선박까지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며 "이번 리세일 가격도 유조선 수요 증가와 제한된 조기 인도 슬롯 등 최근 시장 상황과 밀접하게 연계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재판매로 발생한 가격 차이가 HD현대중공업의 매출이나 이익으로 직접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조선사는 기존 계약에 정해진 선가를 받고 선박을 건조하며, 리세일 차익은 원계약을 보유했던 선주가 가져가는 구조다.
조선사에는 후속 수주가격을 높일 수 있는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선주가 HD현대미포 건조 선박을 기존 계약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했다는 것은 품질과 인도 시점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향후 비슷한 사양의 선박을 수주할 때 조선사가 높은 가격을 제시할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올해 들어 MR탱커 발주도 빠르게 늘고 있다. 클락슨 자료를 인용한 업계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16일까지 세계에서 발주된 4만~5만5000DW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은 90척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한국 조선소가 31척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HD현대중공업은 합병 전 HD현대미포가 구축한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의 설계·건조 경쟁력을 이어받았다. 이번 거래를 계기로 MR탱커 수요 증가를 실제 신규 수주와 선가 상승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세일 가격 상승은 당장 조선사에 추가 이익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지만 선박과 건조 슬롯의 시장가치를 보여주는 선행지표"라며 "고가 거래가 이어지면 후속 협상에서 조선사가 선가와 계약조건을 유리하게 가져갈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