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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김치 유산균 키워 세계로…바이오리듬 공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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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6. 08. 1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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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유래 균주 앞세워 17개국 공급…OEM·ODM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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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리듬 본사 전경./바이오리듬
지난 14일 찾은 경기 용인시 바이오리듬 생산공장. 위생복과 위생모를 착용한 뒤 생산구역에 들어서자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은색 발효기가 눈에 들어왔다. 각각 3톤 규모의 이 설비에서는 김치에서 유래한 유산균을 대량으로 배양한다. 발효기에서 키운 유산균은 분당 6700회(rpm) 회전하는 원심분리기와 영하 45도 안팎의 동결건조기를 차례로 거쳐 미세한 분말로 바뀐다. 김치 속 작은 유산균이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탈바꿈하는 현장이다.

바이오리듬은 김치 유래 유산균을 연구·개발하고 이를 원료와 완제품으로 생산하는 바이오기업이다. 회사의 유산균 연구 역사는 20년이 넘는다. 2000년 김치 유산균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을 시작으로 관련 기술을 축적해왔으며, 2008년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용인공장에서는 유산균 배양부터 농축, 동결건조, 분쇄·혼합, 포장까지 전 공정을 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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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리듬 생산공장에 설치된 유산균 배양·발효 설비. 김치 유래 유산균을 접종한 뒤 균의 특성에 맞춰 산소와 질소 등을 공급해 증식시키는 공정이 이뤄진다./장지영 기자
생산의 첫 단계는 배양·발효다. 종균을 발효기에 넣은 뒤 균의 특성에 따라 산소나 질소를 공급해 증식시킨다. 배양에 앞서 발효기 내부는 스팀을 이용해 최대 121도까지 가열해 멸균한다. 정진웅 R&D·제조부 부장은 "유산균마다 살아가는 환경이 달라 산소가 필요한 균과 그렇지 않은 균에 맞춰 배양 조건을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발효를 마쳤다고 곧바로 제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발효액에는 유산균과 균이 증식하는 데 사용된 배지가 뒤섞여 있다. 이를 분리하는 장비가 원심분리기다. 분당 6700회 고속 회전하면서 상대적으로 무거운 유산균을 분리해 농축한다. 정요진 품질관리부 차장은 "쉽게 말해 유산균과 유산균이 먹고 자란 '밥'을 분리하는 과정"이라며 "톤 단위의 발효액이 이 과정을 거치면 약 10분의 1 수준으로 농축된다"고 말했다.

농축된 유산균은 영하 45도 안팎에서 동결건조한다. 급속 냉동 과정에서 균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동결보호제를 섞은 뒤 진공 상태에서 수분을 제거한다. 건조가 끝나면 유산균은 구멍이 촘촘하게 뚫린 블록 형태로 변한다. 이를 분쇄하면 건강기능식품 등에 사용하는 유산균 분말이 된다.

분말은 제품에 따라 다시 변신한다. 유산균 원료에는 배지 특유의 맛이 남아 있어 향이나 당류 등을 섞어 기호성을 높인다. 분말뿐 아니라 과립과 환 등으로도 생산할 수 있다. 바이오리듬은 다양한 식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할 수 있도록 관련 설비도 갖췄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전체 생산에서 OEM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다.

공장 곳곳에서는 미생물을 다루는 회사 특유의 위생관리도 눈에 띄었다. 생산시설은 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기준(GMP)에 맞춰 청정구역과 일반구역을 물리적으로 분리했다. 생산설비 역시 작업을 마치면 부품을 세세하게 분해해 세척·살균한 뒤 다시 조립한다. 분쇄·혼합실에는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을 빨아들이는 집진기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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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리듬 생산공장 내 균주은행에 설치된 초저온 냉동고.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종균을 영하 75도 안팎에서 보관·관리하고 있다./장지영 기자
2층 연구·품질관리 공간으로 올라가자 영하 75도로 유지되는 '균주은행'이 모습을 드러냈다. 회사가 확보한 종균을 보관하는 일종의 유산균 저장고다. 여기서 꺼낸 균주가 배양을 거쳐 제품으로 만들어지고, 생산이 끝난 원료와 완제품은 다시 품질검사를 받는다. 이후 유산균 수와 대장균 검출 여부 등을 확인하고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 시험성적서를 발행한 뒤 출하한다.

바이오리듬이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것은 '김치 유래 유산균'이다. 대표 균주 중 하나는 락토바실러스 플랜타럼 K-1(L. plantarum K-1)이다. 회사는 김치에서 확보한 균주 연구를 기반으로 장 건강 중심이던 유산균 제품을 피부·코 건강 등으로 넓혀왔다. 어린이용 제품과 식이섬유를 결합한 제품, 곡물과 유산균을 혼합한 제품 등으로 포트폴리오도 확대했다.

김치 유산균은 해외로도 나가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바이오리듬은 말레이시아 유통망을 통해 김치 프로바이오틱스 원료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를 포함해 17개국에 제품과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에는 주로 유산균 원료를 수출한다. 회사가 주력으로 꼽는 단일 제품 가운데 하나는 출시 이후 누적 매출 약 100억원을 기록했다.

바이오리듬은 자체 브랜드 판매에 더해 OEM·ODM과 해외 원료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인의 식탁에서 출발한 김치 유산균을 기능성 소재로 키워 해외시장까지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정용현 대표는 "김치에서 확보한 유산균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제품화하고 있다"며 "자체 제품뿐 아니라 원료 공급과 OEM·ODM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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