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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양식 챙기고, 실패해도 격려… 한화 김승연式 ‘특별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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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6. 08. 1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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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 30억 들여 전 직원에 '삼계탕'
어려울 때도 구조조정 대신 유급휴직
사막에 600인분 광어회 일화도 유명
2014년 12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에 뜻밖의 음식이 등장했다. 사막 한가운데서 좀처럼 맛보기 어려운 광어회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현장 임직원을 위해 한국에서 공수한 것으로, 준비한 양만 600인분에 달했다. 내전 위험 속 현장을 지킨 직원들이 회를 먹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련한 자리였다.

7년 뒤인 2021년에는 과일바구니가 직원들에게 전달됐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1차 발사에서 위성 모사체가 목표 궤도에 안착하지 못한 직후였다. 김 회장은 엔진 개발 등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 임직원 80여 명에게 이름을 각각 담은 편지와 과일바구니를 보냈다. 이듬해 2차 발사가 성공하자 개발진에게 포상휴가와 별도 격려금을 지급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약 30억원의 사재를 들여 국내 임직원 6만9000여 명 전원에게 삼계탕과 갈비탕, 설렁탕으로 구성된 보양식 세트를 선물했다. 무더위 속 직원은 물론 가족의 건강까지 챙기겠다는 취지다.

김 회장은 메시지를 통해 "끊임없는 도전과 난관 속에서도 묵묵히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준 임직원 여러분의 헌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작은 정성이나마 여러분과 가족의 건강에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경영'으로 유명한 김 회장식 특별한 '동행'은 선물이나 격려에만 머물지 않았다.

경영의 고비에서는 직원들의 일자리를 지키는 선택으로도 나타났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한화에너지를 현대정유에 매각하는 과정이 대표적이다. 한화는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도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주요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다. 한화에너지 직원 706명과 한화에너지프라자 직원 456명의 고용이 승계됐으며, 김 회장이 매각대금을 더 받기보다 직원 고용을 우선해 달라고 인수 측에 요청했다는 일화도 남아 있다.

2010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이 대규모 리모델링으로 약 6개월간 영업을 중단했을 때도 구조조정 대신 유급휴직을 택했다.

직원 600여 명을 유급휴직 처리했고, 본관 근무자는 약 4개월간 휴직했다. 이 기간 온라인 연수 등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직원을 넘어 가족까지 챙기는 모습도 꾸준했다. 2007년에는 부인과 자녀를 해외에 보내고 국내에 홀로 남은 이른바 '기러기 아빠' 직원 24명에게 왕복 항공경비와 5일간의 휴가를 지원했다.

수험생 자녀 응원은 20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김 회장은 2004년부터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임직원 자녀에게 합격 기원 선물과 격려 편지를 보내왔으며, 지난해까지 선물과 편지를 받은 임직원 가족은 누적 8만명에 이른다. 코로나19 확산 당시에는 감염된 임직원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편지와 꽃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 회장의 행보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성과를 낸 순간에만 직원들을 찾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족과 떨어진 직원에게는 만남을 지원했고, 사업장이 멈췄을 때는 일자리를 지키는 선택을 했다. 누리호가 기대했던 결과에 미치지 못했을 때도 연구진을 격려하는 데 무게를 뒀다. 이라크 사막의 광어회부터 누리호 연구진의 과일바구니, 최근 6만9000여 명에게 전달한 보양식까지 대상과 방법은 달라도 '사람'을 먼저 살피는 기조는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임직원과 그 가족의 건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김 회장의 지론"이라며 "이번 보양식 선물에는 임직원과 그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김 회장의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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