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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기술’ vs 김동관 ‘M&A’… 조선·방산 외연확장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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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승인 : 2026. 08. 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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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AI·SMR 접목해 신시장 개척
내일 빌 게이츠 방한… 협력 방안 논의
김동관, 오스탈 USA 인수로 美 공략
조선·방산 호황 타고 미래투자 확대
재계의 대표적인 '1980년대생 오너'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의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조선과 방산을 각각 주력으로 이끄는 두 사람은 국내외 현장을 직접 누비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동시에 정부 주도의 산업협력과 굵직한 수주전을 진두지휘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 확장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정 회장은 조선·제조 역량에 인공지능(AI)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신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기존 조선·특수선의 해외 시장 확대도 동시에 추진한다. 김 수석부회장은 인수합병(M&A)과 투자를 통해 글로벌 생산 거점을 늘리고 있다. 해양에서 항공우주까지 방산 밸류체인을 넓히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제조 역량에 AI·SMR 접목…신시장 넓히는 정기선

12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오는 14일 방한하는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와 만날 예정이다. HD현대가 SMR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만큼 양측이 추가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는 2022년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차세대 에너지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조선업에서 쌓은 제조 역량을 활용해 SMR 분야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동시에 SMR 기술을 선박에 접목해 선종을 확대하는 등 조선과 원전 기술을 결합한 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AI 역시 기존 조선업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선박 설계와 생산 공정에 AI를 적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글로벌 AI 기업들과 협력해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도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HD현대와 삼성중공업이 주력하는 플로팅 데이터센터(FDC)는 해상 부유식 구조물에 서버를 운영하는 사업이다. 육상 데이터센터의 부지와 전력 공급, 냉각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FDC는 HD현대가 보유한 여러 사업 역량을 한데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의 해양 구조물 설계·건조 기술에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 인프라 등을 연계할 수 있다.

본업인 상선·특수선 확대에도 정 회장이 직접 나서고 있다. 해외 정부·기업과 접점을 넓히는 한편, 주요 해외 인사들이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찾을 때 직접 교류하며 네트워크를 다지고 있다. 특히 특수선에서는 필리핀 등 동남아 시장에서 쌓은 함정 수출 경험을 기반으로 해외 수주 확대에 나서고 있다.

◇M&A로 글로벌 영토 확장하는 김동관

김 수석부회장의 확장 전략은 M&A와 투자에 보다 무게가 실린다. 출발점은 2023년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 인수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한화오션으로 출범시키면서 기존 육상·항공 중심의 방산 사업에 해양 방산을 더했다.

이후 확장 무대는 해외로 옮겨갔다. 2024년 미국 필리조선소를 1억 달러에 인수해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필리조선소는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본격화되면서 양국을 잇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인 오스탈 USA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인수가 성사되면 미국 내 함정 건조 기반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필리조선소, 오스탈 USA로 이어지는 행보는 한화의 확장 전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내에서 해양 방산 기반을 확보한 뒤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미국으로 생산 거점을 넓히는 흐름이다.

글로벌 방산 수주전에도 김 수석부회장이 직접 나서고 있다. 상반기까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주도하는 등 해외 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여기에 한화그룹은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15.89%까지 늘렸다. 장기적으로 KAI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항공우주 분야에서 밸류체인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두 사람이 적극적으로 외연 확대에 나서는 배경에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있다. 조선업이 슈퍼사이클에 올라타면서 새로운 사업을 위한 투자 여력도 커진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선·방산이 국내 주요 산업 가운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면서 양사의 사업 확장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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