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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법조계를 중심으로 각계에서 우려가 제기돼 왔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검찰 보완수사는 이를 법률 전문가인 검사가 한 번 더 검토하고 수사함으로써 부실 수사를 방지하는 '이중 안전장치'였기 때문이다.
법 개정을 주도한 여당은 중수청에 보완수사 전담 부서를 둠으로써 이 안전장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중수청의 담당 분야는 부패·경제·방위산업·마약·내란외환·사이버범죄 등 6대 범죄로 한정돼 그 한계가 명확하다. 이 밖의 사건들은 경찰 이외의 다른 기관이 수사할 길이 없어 사실상 경찰이 수사를 독점하는 모양새가 됐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진보 계열 정치·사회계의 오랜 요구사항이었다. 그러나 이번 보완수사권 폐지를 두고는 법조계는 물론 시민사회단체, 심지어 정부·여당와 가까운 진보 진영에서조차 부실 수사 등으로 피해자가 피해를 입증받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보완수사권 폐지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잘 보여준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장윤기 사태'이다.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 피의자 장윤기의 부친이 현직 경찰로 재직하며 사건 관련 증거를 은폐했고, 사건을 담당한 광주 광산경찰서 관계자들이 사건 축소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이런 의혹이 검찰 단계에서 보완수사로 드러나며 각계에서 우려하던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 버린 것이다. 경찰 수사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와 취약점을 드러낸 사건이기도 하다.
이해관계에 의한 사건 은폐는 비단 경찰만의 문제는 아니다. 견제 없는 독점은 언제나 부패와 비리, 유착으로 이어져 결국 조직 스스로를 무너뜨려 내리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수사권 조정의 시발점이 된 검찰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한 손에 쥐고 독점적 지위를 누렸던 검찰은 결국 각계의 반발을 사 조직이 존폐 기로에 서게 됐다. 물론 정치권의 사적 보복심과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은 자명하나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검찰의 손을 들어 주는 이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이들도 '검찰이 잘했다는 게 아니라'를 전제로 깔고 가는 것이 부지기수인 것을 보면 검찰도 그 누구보다 이 사태에 책임이 무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점과 견제 무력화의 문제점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는 또 있다. 바로 얼마 전 일어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불거진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행태다. 선관위는 일명 '소투리 투표'와 인사채용 비리 문제 등으로 수차례 도마에 오르고도 제대로 된 제재나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 헌법재판소가 헌법상 독립기구인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선관위는 사실상 치외법권에 놓였다. 법에 의해 성역이 된 선관위는 투표 관리 책무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었고, 결국 투표수와 투표율 집계를 조작했다는 선거 통계 조작 의혹을 받기에 이르렀다. 결국 국회에서 선관위에 대한 특검법을 통과시키며 선관위는 형사 사건 조사 대상에 오르게 됐다. 여러 가지 여건과 사건들이 누적되며 오늘과 같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견제받는 것을 반길 조직은 없다. 작게는 누군가의 인생을 뒤바꾸고 크게는 나라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막대한 영향력을 독점하는 것은 굉장히 달콤하고 매력적인 제안이다. 그러나 수많은 사례들이 증명하듯 그 결말은, 언제나 파국(破局)이다.
사람이 하는 일에 빈틈이 없을 수 없고, 사감(私感)이 녹아들지 않을 수 없으며, 사람으로 이루어진 조직에서 이해관계가 생겨나지 않을 리 만무하다. 특히나 견제받지 않고 힘을 독점할 권한을 움켜쥐는, '우리는 부패에서 예외일 것'이라는 맹신과 자기중심적 편향에 물든 마음을 가진 상태로는 더욱 그렇다. 객관성을 잃은 채 자신과 관련한 모순과 이중잣대에 관대한 상태로는 스스로의 문제를 인지할 수 없고, 바로잡을 수도 없다. 그렇게 문제들이 쌓여 조직을 좀먹고 안으로부터 썩어 무너져 내리는 결말로 이어지는 것이다.
때문에 경찰 스스로도 견제받지 않고 보완을 요구받지 않는 수사권의 문제점을, 그 위험성을 인식해야 한다. 범죄에 휘말려 고통받는 피해자들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서도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양날의 검, 독이 든 성배인 보완수사권 폐지를 경계하고 종국에는 이 독점적 상황을 벗어나 견제를 회복하는 법 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할 수 있어야 한다. 견제가 이루어짐으로써 외부의 시각으로 조직 내 문제와 수사 과정의 문제를 살피고, '셀프 개혁'만이 아닌 외부의 힘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때로는 위기에 부딪혀 상처가 나고, 환부를 도려내고, 흔들리더라도, 결국은 조직이 건강하게 존속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