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 사칭해 피해자 숙박업소에 고립…예금·대출금 직접 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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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정부 합동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지난달 23일 카자흐스탄 당국과 합동 검거 작전 'INE(이네·카자흐어로 바늘)'를 벌여 알마티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스캠조직원 14명을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국내에 들어와 있던 같은 조직 소속 5명도 동시에 붙잡혔다.
카자흐스탄에서 검거된 조직원 가운데 마지막 송환 대상자 4명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어진 14명의 릴레이 송환도 마무리됐다. 먼저 송환된 10명은 모두 구속됐으며 이날 들어온 4명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국내 검거자 5명 중 4명은 구속됐고 1명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있다.
이 조직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활동하다 지난해 말 현지 단속이 강화되자 베트남 호찌민으로 이동했다. 올해 3월 동남아 전역에서 스캠단지 단속이 확대되자 단계적으로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가 4월께 알마티에 거점을 마련하고 5월부터 본격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원들은 처음에는 알마티 외곽 주택에 콜센터를 차렸지만 경찰의 추적을 눈치챈 뒤 도심 아파트 등 숙소에서 재택근무 형태로 범행을 이어갔다. 범행 도구 준비, 피해자 통화, 수사기관 사칭, 피해금 편취 등 역할도 나눠 맡았다. 경찰은 통신·인터넷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고 중국·키르기스스탄 등 주변국으로 육로 도주가 쉽다는 점이 거점 선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법원과 금융감독원, 검찰 등을 사칭하는 '셀프감금형 보이스피싱' 수법을 썼다. 피해자에게 가짜 법원 서류를 확인하도록 인터넷 주소를 보낸 뒤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고 속이고, 숙박업소로 이동시켜 가족·지인과 연락하지 못하게 했다. 새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조직이 통제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게 한 뒤 피해자가 직접 예금과 대출금을 옮기도록 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6명, 피해액은 약 6억원이다. 피해자 한 명이 최대 2억원가량을 빼앗긴 사례도 확인됐다. 경찰은 여죄 수사를 통해 전체 피해 규모가 수십억원대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지에서 붙잡힌 14명은 모두 한국인으로, 감금돼 강제로 범행에 동원된 것이 아니라 기존 해외 스캠조직에 가담했다가 카자흐스탄 범행 제안을 받고 자발적으로 합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전체 조직원이 4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검거된 19명을 제외한 나머지 조직원의 행방을 쫓고 있다.
조직을 총괄한 중국 국적 조선족 관리자 2명은 검거 작전이 임박하자 중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인터폴 적색수배와 중국 당국과의 공조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작전에는 경찰청과 국가정보원이 합동대응팀을 구성해 참여했고 외교부·법무부와 카자흐스탄 국가안보위원회·내무부도 추적과 검거, 송환을 지원했다. 경찰은 압수한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분석해 추가 공범과 범죄수익을 추적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동남아를 벗어나 제3국으로 근거지를 옮긴 한국인 스캠조직을 검거한 첫 사례"라며 "카자흐스탄에 뿌리내리기 전에 선제적으로 타격해 추가 피해를 차단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