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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족쇄 풀었지만…높아진 R&D 문턱에 울상인 바이오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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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기자

승인 : 2026. 07. 3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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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14년 만에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 개편
전통 제약사, 리베이트 산정 시점 개선으로 약가 방어 '숨통'
자금난 겪는 바이오텍, R&D 비율·금액 동시 상향에 '이중고'
제약 바이오 연구소 제미나이
AI가 생성한 제약·바이오 의약품 연구개발(R&D) 모습.
정부가 14년 만에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제도를 전면 개편하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불법 금품 제공(리베이트) 처벌 이력에 발목을 잡혔던 전통 제약사들은 오랜 족쇄를 풀며 숨통을 튼 반면, 자금난에 시달리는 바이오텍은 연구개발(R&D) 요건이 강화된 탓에 부담이 커졌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30일 발표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 개편안'을 두고 바이오텍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복지부는 오는 8월 18일부터 한 달간 신규 인증 신청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이름만 혁신형'이던 부실 기업을 정리하고 실질적인 신약 개발 성과 중심으로 생태계를 재편하는 데 있다. 성창현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혁신 기업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 연구에 전념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텍들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개정안에 따라 매출 1000억원 미만 기업의 R&D 투자 비율 요건이 기존 7%에서 9%로 상향되고, 최소 금액 기준도 50억원에서 70억원으로 확대됐다. 최근 투자 한파로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과제에만 자금이 쏠리면서, 여러 바이오텍은 상장 폐지 요건을 피하고자 건강기능식품, 유통 등 이종 사업으로 매출을 늘리고 있다. 문제는 R&D 외 매출이 증가하면 전체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이 오히려 줄어 혁신형 제약기업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3년 유예 기간이 부여됐지만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오텍의 한 임원은 "근본적으로 투자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상장 유지와 혁신형 인증 간판 사이에서 고사 시점을 미루는 것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제약사들은 이번 조치를 반기는 분위기다. 수년 전 발생한 리베이트 이력 탓에 신약 개발 투자 실적이 충분함에도 인증에서 배제되거나 불이익을 받던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돼서다. 이번 개편으로 리베이트 결격 사유 심사 시점은 '행정처분일'에서 '위반 행위 종료일' 기준으로 변경됐다. 위반 행위가 5년 전에 종료됐다면 최근 행정처분 확정에도 취소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말이다. 이에 종근당, 경보제약, 파마리서치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혁신형 제약기업에는 대웅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GC녹십자, 셀트리온 등 49개사가 지정돼 있다. 인증을 유지하면 신약 약가 우대와 함께 국가 R&D 사업 우선 참여, 세제 혜택 등 정책적 지원을 받는다.

신설된 외국계 제약사 전용 트랙에 대해서는 기대와 아쉬움이 공존한다. 국내 연구·생산 시설 유치와 공동연구·오픈 이노베이션 배점이 상향 조정돼 외국계 제약사의 한국 시장 기여도가 합리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특허 이전, 해외 수출 등 본사 영역의 실적에 대해서는 배점이 하향 조정돼 한국 법인으로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복지부는 인증심사 세부평가 지표 항목도 간소화하고 정량 지표화했다. 인증심사 세부평가 총점을 120점에서 100점으로 조정하고, 심사 항목을 25개에서 17개로 간소화했다. 이번 정책 개편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생태계의 옥석 가리기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리베이트 이슈를 털어내는 제약사들은 약가 방어 혜택을 누리며 안정적으로 영역 확장에 나설 것"이라며 "바이오텍은 상장 유지와 R&D 요건 충족으로 인해 대형 기술 이전, 인수합병(M&A) 없이 혁신형 기업 간판을 달기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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