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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유럽 산불과 일본 지진이 인류와 과학에 던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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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31.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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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서부 보르도 산불
프랑스 전역에서 폭염과 물 부족으로 가뭄이 악화된 가운데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 서쪽 약 47km 지점에 위치한 아레스(그리옹드)에서 산불이 발생,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 작업을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
박진숙 아시아투데이 산업부 기자
올여름 유럽은 기록적인 폭염과 건조로 인해 25만 헥타르(2500㎢), 서울시의 약 4배가 되는 면적이 불에 타는 대형 산불을 겪었다.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는 30만명 이상이 대피했고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불길은 도시와 마을을 집어삼키며 인간의 터전을 순식간에 파괴했다.

불과 며칠 뒤 일본 구마모토현에서는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했다. 건물이 무너지고 정전과 단수가 이어졌으며, 1만명 이상이 피난길에 올랐다. 부산과 울산 등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될 정도로 자연의 힘은 국경을 넘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같은 시기, 인류는 또 다른 장면을 목격했다. 스페이스X의 초대형 로켓 스타십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첫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33개 엔진이 모두 정상 점화됐고, 차세대 스타링크 위성 20기가 사출됐다. 상단부 우주선은 폭발 없이 인도양에 안정적으로 착수하며 "역대 최고의 재진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타십은 단순한 발사체가 아니라 인류의 화성 이주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대규모 인원과 물자를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동시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아르테미스 달 착륙 계획에도 투입돼 달에 장기 체류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하고 우주 탐사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유럽 산불과 일본 강진은 자연 재난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드러냈다. 첨단 예측 시스템과 방재 기술이 존재하지만, 기후변화와 지각 운동이라는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은 여전히 취약하다. 이는 과학이 자연을 정복하는 도구가 아니라 위험을 관리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단임을 상기시킨다.

반면 스페이스X의 스타십 발사는 인류가 우주로 나아갈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진보는 지구에서의 생존 조건을 무시한 채 성취될 수 없다.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과 예측 불가능한 지진은 인류 생존 기반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기 때문이다.

산불과 지진은 인간이 막을 수 없는 재해다. 첨단 장비와 예측 시스템이 있어도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는 없다. 산불과 지진은 겸허함을 요구하고, 스타십은 가능성을 제시한다. 두 현실을 함께 직시할 때 과학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인류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우주로 향하는 도전은 분명 인류의 잠재력을 드러내지만, 지구에서의 생존 조건을 외면한다면 그 진보는 공허하다. 자연 재난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취약성을 드러낸다. 과학은 그 취약성을 직시할 때에만 미래를 준비하는 실질적인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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