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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훈풍 K-조선] MRO 수주로 신뢰 구축… 美함정건조 시장 핵심 파트너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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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슬 기자 | 김소영 기자

승인 : 2026. 07. 2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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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에 품질·납기 경쟁력 입증
올해 함정 설계·건조 협력 등 확대
조선 재건 나선 美… 업계 새 국면
"수주·기술협력 얻는 구조 만들어야"
미국 해군 함정이 경남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에 입항한 것은 2024년 9월이었다. 국내 조선업계가 처음으로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를 시작한 순간이다. 당시만 해도 MRO는 수익성이 크지 않은 데다 안정적인 장기 사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2년여가 지난 지금 한미(韓美) 조선 협력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선업 재건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고 한국 조선업계를 직접 언급하며 협력 범위는 함정 정비를 넘어 공동 설계와 공동 건조로 확대됐다. 여기에 한미조선협력센터까지 출범하며 정부 차원의 협력 기반도 마련됐다.

국내 조선업계의 다음 목표는 미국 함정 신조 시장이다. 미국이 해군력 확대를 추진하는 반면, 자국 조선소는 생산능력과 숙련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대로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상선 건조 능력과 호위함·잠수함 건조 경험을 동시에 갖춘 몇 안 되는 국가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협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MRO를 발판으로 미국 함정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중·대형 조선사가 수주한 미 해군 함정 MRO는 총 10건이다. 한화오션이 6건, HD현대가 3건, HJ중공업이 1건을 맡았다.

한화오션은 2024년 국내 첫 MRO 수주를 시작으로 같은 해 2건, 지난해 2건, 올해 2건을 잇달아 따내며 3년 연속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HD현대중공업도 지난해 처음으로 MRO 사업을 따낸 뒤 현재까지 3건을 수주했다. HJ중공업은 지난해 12월 중형 조선사 최초로 MRO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품질과 납기 경쟁력을 입증하며 미 해군의 신뢰를 확보했다. 삼성중공업도 연내 함정정비협약(MSRA) 취득을 완료할 예정이다.

올해 들어 협력은 함정 설계와 건조로 확대됐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초 미국 차세대 군수지원함 설계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앞서 HD현대도 지난해 미국 최대 군함 건조업체인 헌팅턴 잉걸스와 군수지원함 공동 건조 협력에 나섰다. 최근에는 한화필리조선소가 미국 해상 미사일 시험계측선을 수주하며 현지 건조 실적도 확보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것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함정·상선 수요가 향후 수십 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해군 전력 강화를 위해 향후 30년간 함정 건조를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비롯한 상선의 자국 내 건조 기반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여기에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재편 정책까지 맞물리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건조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갖춘 한국 조선업계가 미국의 핵심 협력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을 위한 '신뢰 구축 단계'로 보인다. 이제는 미국이 한국 조선소를 자국 조선산업을 보완할 전략적 파트너로 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마스가 프로젝트가 핵심 의제로 부상한 것도 이 같은 신뢰가 축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업계는 앞으로 협력 범위가 군수지원함을 넘어 다양한 함정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자국 내 건조를 고수하고 있어 국내 조선사가 함정을 직접 건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다만 공동 설계와 공동 건조, 블록 제작 등 협력 모델이 다양해지면서 한국 조선업계의 참여 범위는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특히 군수지원함 분야에서 협력이 안착할 경우 전투함 수준의 함정 분야로 협력 모델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정부가 이달 초 국내 조선사들에 전투함과 급유함 사업 관련 정보요청(RFI)을 발송한 것도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여겨진다.

이신형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마스가는 국가 차원에서 직접 챙겨야 할 전략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협력의 성과를 결국 자국 조선업 재건이라는 실익으로 평가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우리도 국민 세금과 기업의 투자만 투입할 것이 아니라, 신조 수주와 기술 협력 등 실질적인 성과를 함께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슬 기자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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