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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교육교부금 논쟁, ‘20.79%’ 숫자에 가려진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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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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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식 다툼에 정책 목표는 실종
학생 줄어도 학교·교사 과제는 그대로
안정성·예측 가능성 확보 논의해야
속도전 아닌 '숙의'할 때
박지숙
박지숙 사회부 차장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개편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기획예산처는 내국세 20.79% 연동 방식을 손질해 학령인구와 경제성장률을 반영하자고 하고, 교육계는 현행 비율 유지를 요구한다. 이번 논쟁을 보며 가장 아쉬운 점은 모두가 '20.79%'라는 숫자에만 매달릴 뿐, 정작 그 재원으로 어떤 교육적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교육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정책 목표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책학에서 교부금은 대표적인 재분배정책(redistributive policy)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재원을 어떻게 나누느냐보다 어떤 교육을 만들 것인가라는 정책 목표다. 그런데 지금 논쟁은 정책 목표보다 '산식'이라는 정책수단에 집중하고 있다. 숫자는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정책의 목적을 대신할 수는 없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과 학교가 감당해야 할 과제가 줄어드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지금 교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정말 치열하게 논쟁해야 할 지점이 어디인지 분명해진다.

먼저 학급당 학생 수가 줄었다는 기획처의 논리를 보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2025년 12월 기준)에 따르면 올해 입학한 초등 1학년생 33만2549명으로 집계됐다. 저출생으로 2년 후 초등학생이 되는 만5세 아이들은 27만8637명로 추산돼 30만명대가 무너진다.

그렇다면 학교와 교사가 감당해야 할 업무도 줄어 들었을까?

특수교육 대상 학생과 정서위기의 학생은 점점 늘고 있고 늘봄학교와 방과후학교, 기초학력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교권 침해와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는 여전히 교실을 위축시키고 교사들은 교단을 떠나고 있다. 급식노동자 처우 개선과 노후시설 보수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참교육'이 그려낸 학교의 현실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부금을 줄이자는 접근은 이런 현실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할 뿐더러 해결책도 아니다.

재정학에서 말하는 재정연방주의(fiscal federalism) 관점에서, 정부 간 이전재원 설계의 핵심 원리는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다. 즉 지방교육재정이 해마다 세수 변화에 따라 크게 흔들리면 교육당국은 교원 수급, 프로그램, 시설 투자 같은 장기 정책을 설계하기 어렵다. 교육은 단기간 사업이 아니라 수년에서 수십 년을 내다보고 투자해야 하는 공공서비스이다.

반도체 특수로 늘어난 세수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두고 재정 당국과 교육 당국이 갈등하는 사이, 정작 그 돈으로 해결해야 할 교육 현장의 구체적 과제들은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하고 있다. 세수가 늘었으니 비율을 없애자는 건 단순한 재정 효율성만 앞세운 '속도전'일 뿐이다. '사람을 키우고 국가 미래를 좌우하는' 교육 문제야말로 대통령이 늘 강조해온 '숙의(熟議)'로 풀어가야 하지 않을까?

교육부와 기획처의 논의는 물론, 29일 열리는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의 공개토론회는 산식 다툼을 넘어 실질적 대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이어져야 한다. 교육재정은 '20.79%'라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어떤 교육환경에서 배우고 성장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미래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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