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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대만으로 車 생산은 미국으로…AI·관세가 바꾼 제조업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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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7. 2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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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반도체 2대 수출국 부상…AI 공급망 연계 심화
미국 관세 장벽에 현지생산 강화…하이브리드 수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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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AI(인공지능) 수요 확대와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가 국내 주력 제조업의 생산·교역 지도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반도체 주력국 간 연계가 심화되면서 대만이 한국의 2대 반도체 수출국으로 올라선 사이, 자동차 산업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 침투가 가속화됐다. 특히 미국의 관세 장벽이 높아지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기존 수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고 하이브리드차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생산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7일 발간한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 생산 및 공급망 지도'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는 2024년~2025년 통계를 토대로 반도체·자동차·철강·조선·석유화학 등 국내 생산·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11개 제조업의 생산 구조와 공급망 변화 및 현황을 다뤘다.

최근 몇 년간 변화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업종은 반도체다. 반도체 주요 수출 현황을 보면 한국의 대만 반도체 수출액은 2022년 127억7800만달러에서 2025년 367억6900만달러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반도체 수출에서 대만이 차지하는 비중도 9.0%에서 19.9%로 확대되며 수출 대상국 순위가 4위에서 2위로 올랐다. 반면 그간 최대 수출국이었던 중국의 비중은 같은 기간 53.1%에서 40.3%로 하락했다.

대만 수출 급증은 범용 D램 중심이던 반도체 수요가 AI 수요에 필요한 GPU(그래픽처리장치)와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이동한 결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가 GPU를 설계하면 TSMC가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을 담당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을 공급하는 반도체 공급망 사슬이 공고해지면서 한국에서 대만으로 향하는 반도체 물량도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제조업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국내 반도체 생산액은 2014년 74조원에서 2024년 210조8000억원으로 10년 새 2.8배 증가했다. 전체 제조업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에서 10.1%로 두 배 가량 확대됐다. 생산 점유율은 수도권이 전국 반도체 생산의 82.3%, 충청권이 14.7%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화성·평택·기흥 공장과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등이 자리 잡은 수도권에 반도체 생산의 80% 이상이 몰린 구조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중국의 부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친환경차 중심으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과 대규모 생산능력을 앞세운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국으로 떠오르며 국내 수입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빠르게 넓혔다. 국내 자동차 수입액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3.5%에서 2025년 37.2%로 급등했다. 전기차만 놓고 보면 2025년 수입액의 약 70%가 중국산이었다. 중국이 완성차뿐 아니라 배터리와 부품을 아우르는 공급망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파고든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도 자동차 생산 전략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대미 완성차 수출액은 301억5400만달러로 전체의 41.9%를 차지해 여전히 최대 시장 지위를 지켰지만, 한국의 전체 전기차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33.6%에서 2025년 5.2%로 급감했다. 미국의 보조금 정책과 현지 생산 정책, 관세 장벽 등이 겹치면서 국내서 생산한 전기차를 미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방식의 경쟁력이 약화된 영향이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 공장 가동을 확대하고 생산거점을 현지화하는 동시에, 하이브리드차 수출을 늘리고 있다. 전체 완성차 수출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1.6%에서 2025년 20.4%로 상승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충전 인프라 부족에 대응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중간 단계인 하이브리드차로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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