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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주 기계설비협회장·공제조합운영위원장 겸직 가능성에 제동…국토부, 법 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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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6. 07. 2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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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허용주 겸임 전망
민주당, 건설산업기본법 개정 추진
국토부, 개정안에 ‘찬성’…“논의 中”
공제조합 “연말 운영위원장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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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주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회장이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장까지 맡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정부가 법 개정을 통한 차단에 나섰다. 협회장이 조합의 핵심 의사결정권까지 쥘 경우 조합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조합원 출자금으로 운영되는 공제조합이 특정 이해관계에 좌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토교통부는 정치권과 함께 협회장과 조합 운영위원장의 겸임을 제한하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 협회와 공제조합의 유착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협회장의 당연직 운영위원 참여를 막았지만, 보궐선임을 통해 운영위원회에 진입한 뒤 운영위원장에 오르는 우회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허 회장이 조합 운영위원장까지 맡으면 정부가 추진해 온 협회·조합 분리 원칙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협회장이 조합의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조합 운영이 특정 회원사나 협회의 이해관계에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합원 출자금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공제조합이 사실상 협회장 개인의 영향력 아래 놓이는 이른바 '조합 사유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2일 국토부와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에 따르면 정 의원이 지난해 12월 대표 발의한 건설산업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운영위원의 임기가 끝난 뒤 2년 이내에는 다시 운영위원으로 선임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일 인물이 임기를 마친 뒤 보궐선임 등을 통해 운영위원회에 재진입하거나 장기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현재 운영위원회가 함께 맡고 있는 심의·의결 기능과 감독 기능을 분리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겼다. 운영위원회는 조합의 주요 경영 사안을 심의·의결하고, 별도로 설치되는 감독위원회는 운영위원회의 업무를 감시하는 구조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토부 장관이 추천한 인사가 감독위원회의 과반을 차지한다. 국토부가 감독위원회를 통해 공제조합 운영을 보다 직접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는 셈이다. 공제조합 이사장 1명을 당연직 운영위원으로 두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합 이사장의 운영위원회 참여 근거와 역할을 법률에 명시해 조합 경영과 운영위원회의 책임 관계를 분명히 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정 의원이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배경에는 공제조합 지배구조를 둘러싼 오랜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정 의원실 관계자는 "국토부는 2021년 당시 조합 운영위원회가 주요 사안의 심의·의결과 감독 업무를 모두 맡고 있는 데다 이사장도 운영위원으로 재직해 실질적인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며 "협회와 조합을 분리하고 조합 운영의 독립성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공제조합 측에서도 이번 개정안의 필요성을 먼저 제기했고, 이를 토대로 정 의원이 법안을 대표 발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2021년 공제조합 경영혁신방안을 마련하고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당시 제도 개선의 핵심은 협회장이 조합의 당연직 운영위원으로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협회와 공제조합 간 유착 가능성을 줄이고 조합 운영의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협회장의 당연직 참여만 제한했을 뿐, 협회장이 다른 운영위원의 사퇴로 발생한 빈자리에 보궐선임된 뒤 운영위원장에 오르는 경우까지 명확히 막지는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제도적 허점을 통해 허 회장이 운영위원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운영위원 가운데 한 명이 사퇴하면 허 회장이 보궐로 운영위원직을 맡은 뒤 운영위원장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제12대 협회장이었던 조인호 전 회장도 조합 운영위원장을 겸임했다. 업계에서는 제13대 협회장인 허 회장까지 같은 구조가 반복될 경우 협회와 조합의 권한 분리라는 2021년 제도 개선 취지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고 본다.

조합 측은 운영위원장 선출이 정관과 내부 절차에 따라 이뤄지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운영위원장을 선출하려면 정해진 절차와 의결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조합원들이 충분히 모이지 않은 시기에 선출 절차를 진행하면 정상적인 표결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협회장과 조합 운영위원장의 겸임이 조합 사유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정관에 따라 제도가 정해지면 그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협회 역시 허 회장의 운영위원장 도전과 관련해 결정되거나 계획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협회장은 법과 절차에 따라 조합 운영위원장직을 수행해 왔으며, 앞으로도 법에 정해진 대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오는 12월 조합 운영위원장 선출과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되거나 계획된 사항이 없다"며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협회장과 조합 운영위원장의 겸임에 따른 부담이 결국 조합원과 직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협회와 조합의 이해가 충돌하는 사안에서 운영위원장이 조합의 이익보다 협회의 입장을 우선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21년 경영혁신방안 발표 이후 운영위원회에서 외부 인사의 비중이 커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협회장이 조합 운영위원장을 맡으면 조합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어렵고 직원들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협회장이 조합 운영위원장까지 맡으면 조합의 주요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조합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가 운영위원장을 맡되 협회장의 개입을 차단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도 협회장과 조합 운영위원장의 겸임이 정부가 추진해 온 제도 개선 방향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협회장이 조합 운영위원장을 겸임하는 것은 정부가 추진한 제도 개선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이번 개정안에는 운영위원의 연임과 재선임 제한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한 내용이 담겼으며 내부에서도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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