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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지속가능한 교통복지를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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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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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교통복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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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前 대한적십자사회장/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이사장)
앞선 글에서 초고령사회에 맞는 교통복지의 방향을 논했는데 이번 글에서는 어떻게 구체적으로 제도화할 것인가를 살펴본다. 현재 노인 도시철도 무임승차 제도는 노인복지법 제 26조의 경로우대 규정과 관련된 법령을 근거로 제도화되어, 40여 년 큰 틀을 유지해 왔다. 1984년 노인복지법 개정 당시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4.1%에 불과했고, 노인 1명을 약 16명의 생산가능인구가 뒷받침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상 2026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1% 수준으로 추계되며,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생산 가능 인구는 5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낮아졌다. 같은 '65세' 기준이지만 이를 둘러싼 인구구조와 환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한국은 2025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 국회 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서울 도시철도의 무임수송 손실액은 4488억원으로, 서울교통공사 2025년 당기순손실의 약 54.3%에 해당한다.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2025년 무임수송 손실액도 7754억원에 달한다. 이는 단순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적자 문제가 아닌,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의 사회적 과제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노인 대상 사회보장제도는 제도별 목적에 맞게 다시 설계될 필요가 있다. 특히 대중교통 지원 정책은 단순한 요금 감면이 아니라 고령자의 이동권과 사회참여를 보장하는 생활밀착형 사회보장제도다. 그러나 노인 무임승차가 노인복지법에 근거한 제도임에도 운영기관의 무임수송 손실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재원 분담 방식은 현재까지 충분히 제도화돼 있지 않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거주지·소득·시간대와 관계없이 65세 이상이면 누구나 100% 무임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는 국가는 드물다. 국가와 도시별로 노인 대중교통 지원 방식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요금을 일정 비율 할인하는 감면형과 일정 요건 충족 시 무료 이용하는 무상형(주로 영국 Freedom Pass, 캐나다 BC Bus Pass), 기간권 형태로 일정액 지불 후 제한 없이 이용하는 정액형, 그리고 모든 노선을 동일 저가 요금으로 이용하는 균일 요금형 방식이 있다.

대표적 사례를 보면, 뉴욕시는 감면형으로 65세 이상에게 할인요금을 적용하고, 저소득층을 위한 추가 지원을 병행하고 있으며, 도쿄는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소득별 차등을 둔 유료 실버패스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지방정부별로 할인권 또는 정기권 할인제도를 운영하는 등 지원방식이 지역에 따라 다르며, 덴마크는 만67세 이상을 대상으로 감면과 비혼잡시간대 추가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해외의 사례는 고령사회일수록 지원대상·지원수준·재원분담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국내에서도 도시철도 무임승차, 청년층 교통비 지원, 기후동행카드 등 다양한 교통지원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들 제도는 현금이 아닌 감면·할인·정액권 형태로 지원이 실제 교통 이용이라는 목적에 집중되도록 하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개편안 역시 이러한 교통복지 재설계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최근 서울시 도시철도 무임승차 기준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고, 70세 이상 시민에게 버스요금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 6월 서울시의회는 서울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70세 이상 시민 중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사람에게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교통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 을 가결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과 버스비 지원 확대를 단순히 맞교환하듯 볼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고령자에 대한 교통복지지원정책은 취약계층의 이동권과 사회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사회보장정책의 한 영역이다. 그러나 초고령사회에서는 이용 대상자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으므로, 현재 추정된 예산만으로 장기적인 재정 부담을 감당하기는 한계가 있고, 재정부담이 장기화 누적될 시 교통복지제도의 지속가능성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결국 해법은 복지 축소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방향으로의 재설계에 있다. 도시철도 무임승차는 70세 상향을 포함해 단계적으로 조정하되, 연령 기준 조정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65~69세 저소득층과 이동 취약계층에는 교통비 바우처나 할인제도를 제공하는 등 완충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버스 지원 역시 전면 무료화보다 재정 여력과 이용 형평성을 고려한 제한적 지원으로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시에 법령에 근거한 무임수송 제도라면 그 비용을 지방자치단체와 운영기관에만 부담케 할 게 아니라, 정부·지자체·운영기관이 합리적으로 분담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다만 실제 시행 시기와 지원 범위, 재정 소요 규모는 사회적 합의와 정부 협의, 예산 검토를 거쳐 확정해야 한다.

이번 논의가 노인의 연령기준과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기초연금과의 연결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대중교통지원은 이동권 보장을 위한 교통복지이고, 기초연금은 노후 소득보장을 위한 소득보장제도라는 점에서 정책의 목적이 다르다. 따라서 교통복지의 기준을 조정하는 논의가 바로 기초연금 수급연령 조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되며, 기초연금은 노인빈곤 완화와 소득 보장이라는 본래 목적에 따라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장치를 전제로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

초고령사회에서 노인복지는 더 이상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하는 세대의 부담, 고령자의 이동권, 취약노인의 생계,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보아야 한다. 결국 노인연령 70세 논의의 핵심은 '70세'라는 숫자가 아닌, 초고령사회에 맞게 사회보장과 교통복지의 기준을 다시 마련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책임을 나누는 지속가능한 제도를 만드는 데 있다.

김철수 (전 대한적십자사 회장,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이사장)

※본란의 기고는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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