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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어봐야 힘만 뺀다”…현대건설·삼성물산 ‘양강 체제’ 더 굳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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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7. 1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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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 등 서울 핵심 사업장 사실상 ‘장악’
정부 규제 속 브랜드·회사 선호 현상도 ‘심화’
”수주 경쟁 약화 커지면…조합 공사비 협상 불균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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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등 서울 정비사업 시장에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의 '투톱 체제'가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 상위 10위권 대형 건설사들조차 두 회사와 정면 승부를 벌여서는 승산이 낮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면서, 경쟁사들이 아예 입찰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잇따르고 있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27조원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GS건설·삼성물산 등 '빅3'의 합산 수주액은 19조8804억원으로 전체의 70%를 웃돈다. 현대건설이 7조6947억원으로 1위, GS건설이 7조4694억원으로 2위, 삼성물산이 4조7163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반면 나머지 7개사의 합산 수주액은 7조원 초반 수준이다.

특히 정비업계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2강 구도'에 주목한다. 같은 빅3인 GS건설과 비교해도 전략의 차이가 뚜렷해서다. GS건설은 송파한양2차, 성수1지구 등 서울 핵심 사업장을 확보하는 동시에 성남 상대원2구역, 용인 수지삼성4차, 군포 금정4구역과 부산 광안5구역 등 경기권과 지방으로도 수주를 확대했다. 반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압구정·반포 등 한강변 최상급지에 화력을 집중하며 브랜드 위상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 현대건설은 올해도 압구정을 중심으로 수주를 이어가며 8년 연속 1위와 2년 연속 10조 클럽 달성에 청신호를 켰다. 압구정3구역(5조5610억원)과 압구정5구역(1조4960억원)을 잇달아 확보하며 이른바 '압구정 벨트'도 구축했다. 이 가운데 압구정3구역은 단독 입찰 후 수의계약으로 시공권을 확보했고, 압구정5구역은 DL이앤씨와의 경쟁입찰에서 승리하며 경쟁력까지 입증했다. 최근에는 송파구 마천5구역 재개발과 여의도 광장아파트38-1 재건축 현장 설명회에 각각 단독 참석해 추가 수의계약 가능성도 높였다.

삼성물산 역시 지난해의 상승세를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가고 있다. 1분기에는 신규 수주가 없었지만 2분기에 대치쌍용1차, 압구정4구역, 신반포19·25차 통합재건축 등을 잇달아 따내며 4조원 이상의 실적을 쌓았다. 압구정4구역은 단독 입찰 후 수의계약으로 확보했고, 신반포19·25차에서는 포스코이앤씨를 제치고 경쟁입찰에서도 승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여의도 목화아파트 재건축 현장 설명회에는 대우건설 등 7개사가 참석했지만, 본입찰에는 삼성물산만 단독 응찰하며 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 성수3지구 재개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1차 현장 설명회에는 삼성물산과 함께 금호건설, 제일건설 등 3개사가 참석했지만 삼성물산 단독 응찰로 유찰됐고, 이날 열린 재공고 설명회에는 금호건설·제일건설이 발을 빼면서 삼성물산만 참석해 수의계약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업계는 이처럼 양강 체제가 굳어지는 배경으로 조합원들의 확실한 자산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를 꼽는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수도권 규제 지역 확대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래 시세 방어력이 검증된 메이저 브랜드 선호가 더욱 강해졌다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은 조합원 입장에서도 자산가치 상승이 확실한 브랜드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정부의 수요 억제 기조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디에이치·힐스테이트나 래미안 같은 검증된 브랜드 선호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흐름이 올해만의 현상은 아니라는 점에서 쏠림 심화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수주 단계에서는 공사비와 금융 지원, 특화 설계 등을 앞세워 조합을 설득하지만, 착공을 앞두고 공사비 증액 등 조건 변경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현대건설은 최근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조합에 321억원 규모의 추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며 갈등이 재점화됐다. 앞서 올해 3월에는 송파구 마천4구역 재개발에서도 2021년 3.3㎡당 584만원이던 공사비를 959만원으로 인상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대건설은 물가 상승과 설계 변경, 불가항력 조항 등을 근거로 들고 있지만 조합은 수주 당시 조건과 실제 계약 사이의 차이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수주전에서 이기더라도 착공 전 공사비 재협상 과정에서 조합이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며 "대형사 쏠림이 심화할수록 조합의 협상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어 하반기 목동·여의도·성수 등 주요 정비사업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도 같은 우려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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