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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이야기-91] 두 얼굴의 야누스 ‘나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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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0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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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나팔꽃 그림
나팔꽃 그림
해님이 방긋 웃는 이른 아침에 / 나팔꽃 아가씨 나팔 불어요 / 잠꾸러기 그만 자고 일어 나라고 / 나팔꽃이 또 또 따 따 나팔 불어요

'나팔 불어요'라는 유명한 동요 가사다. 어렸을 적에는 정말 꽃잎을 따서 불면 나팔소리가 나는 줄 알았다. 동심을 자극하는 '나팔꽃'은 아침 일찍 꽃을 피워 인사를 건네기에 모닝 글로리(아침의 영광)라고도 불린다.

열대 아시아 지방이 원산지인 나팔꽃은 우리 토종 야생초 '메꽃'과 아주 흡사하다. 가장 큰 차이점은 메꽃은 낮에도 꽃을 활짝 피우고 있는 반면, 나팔꽃은 아침 일찍 피었다가 햇볕이 뜨거운 점심때가 되면 꽃잎을 오므린다는 점이다.

나팔꽃은 우리와 정서적 유대감이 깊은 야생화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면모도 가지고 있다. 약용으로 쓰이는 나팔꽃 씨앗에 강한 독성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씨앗을 너무 많이 복용하면 복통, 설사, 혈뇨, 언어장애가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옛날 낙태를 하는 데 사용했을 정도라고 하니 독성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또한 리세르그산이라는 환각물질도 함유하고 있어 나팔꽃 씨앗에 대한 법적 규제 논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연약한 나팔꽃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강력한 개성은 어쩌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공통적 모습이 아닐까 싶다. 살아남기 위해 요구되는 야누스(Janus)적 사고와 행동은 가장 원초적인 생존 DNA이기 때문이다.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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