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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커 총리의 독한 셈법… 캐나다 80억弗 잠수함, ‘성능’은 20%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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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6. 2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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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작전능력 배점 낮추고 인력고용·MRO 등 자국 내 경제편익에 ‘80% 몰아주기'
실체 없는 독일 TKMS의 ‘나토 연대감’ 우회할 韓 KSS-III의 ‘현지 고용·동시 확약(Lock-in)’ 카드 결정요인
0628 카니 김동관
김민석 국무총리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해 10월 30일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포토월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 총리, 카니 총리,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장관. / 연합
우리 해군이 운용 중인 최첨단 잠수함 KSS-III(도산안창호급) 플랫폼이 글로벌 해양 방산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캐나다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의 최종 기로에 섰다.

총사업비 약 800억 캐나다 달러(약 90조원 획득 예산 기준) 규모에 달하는 이번 대형 프로젝트는 7월중 캐나다 정부의 최종 의사결정 단계 진입을 앞두고 한국과 독일의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수주 경쟁의 막판 레이스에서 우리가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핵심 변수가 터져 나왔다.

美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4일 자 심층 보도를 통해 캐나다의 이번 잠수함 조달 사업이 단순한 군사력 증강을 넘어, 미국발 국방비 증액 압박을 자국 내 경제 회복 성과로 치환하려는 고도의 금융 공학적 산업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 '뱅커' 출신 카니 총리가 짠 방산·경제 연계전략의 실체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업을 총지휘하는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과거 캐나다은행(BOC) 총재와 영란은행(BOE) 총재를 역임한 정통 금융·경제 테크노크라트 출신이다. 카니 내각은 트럼프 행정부의 나토(NATO) 회원국 방위비 증액 압박과 고율 관세 위협이라는 거대 악재를 마주하고 있다.

여기서 '뱅커' 출신의 카니 총리가 꺼내 든 카드가 바로 '방위산업 전략(Defence Industrial Strategy)'이다. 카니 총리는 지난 2월 17일 캐나다 최초의 방위산업 전략(DIS)을 발표했으며, 캐나다 공급업체 및 소재 우선화, 캐나다 혁신 투자, 조달 간소화를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미국이 요구하는 GDP 대비 국방비 증액 요구를 전격 수용하되, 그 막대한 예산을 고스란히 캐나다 국내 제조업 부흥과 고용 창출 등 경기 회복의 마중물로 강제 환원하겠다는 정밀한 계산이다. 이러한 고도 자국 우선주의 기조는 캐나다 조달청이 확정한 차기 잠수함 입찰 배점 기준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잠수함 고유의 스펙과 북극해 작전능력(Capabilities)이 차지하는 배점 비율은 단 20%에 불과하다. 반면 캐나다 현지 인력 고용, 권역별 유지·보수·정비(MRO) 공급망 구축, 자체 조선소 현대화 등 경제적 편익과 내수 산업 인프라 구축 항목에는 무려 80%의 압도적인 최고점이 배정되었다. 캐나다 정부는 무기 자체의 성능보다 자국 해양 산업 생태계를 무상으로 리빌딩해 줄 파트너를 찾고 있는 셈이다.


0628 TKMS
독일 티센크루프 해양시스템(TKMS)이 공개한 Type 212CD 잠수함 광고 이미지. 광고 우측 하단의 첫 번째 슬로건인 "Trusted Allies."는 한국의 KSS-III가 넘어야 할 가장 거대한 장벽이자 독일이 가진 최고의 무기다.독일은 자신들이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나토(NATO) 창립 멤버이자 대서양 안보 체제의 동반자라는 점을 강조한다. 기술이나 가격을 넘어 '피를 섞은 혈맹 간의 상호 운용성'을 무기로 삼아, 비나토(Non-NATO) 국가인 대한민국을 견제하려는 정치적 프레임이 이 단 두 단어에 응축되어 있다. / 그래픽=TKMS 홈페이지
◇ 韓 'KSS-III'의 신속 납기 vs 獨 'Type 212CD'의 나토 결속력

현재 캐나다 CPSP 조달 시장은 한국 한화오션의 KSS-III 기반 모델과 독일 티센크루프 해양시스템(TKMS)의 Type 212CD 기반 모델의 2파전으로 압축되어 격돌 중이다.

우리 방산업계(한화오션·HD현대중공업)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정 관리 능력과 '신속한 납기(On-time Delivery)'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030년대 초반까지 캐나다 해군의 전력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과, 향후 수십 년간 캐나다 내에 막대한 경제적 기회 및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초대형 산업 협력 패키지를 제안하며 80%의 경제성 평가 항목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반면 독일의 TKMS는 나토(NATO) 창립 멤버이자 대서양 안보 혈맹이라는 강력한 정치적 명분을 쥐고 있다. 독일은 노르웨이와 공동 개발 중인 Type 212CD의 수중 음향 정보 체계 및 기밀 데이터링크 전술 시스템이 나토 표준 시스템과 완벽히 호환된다는 점을 부각한다. 또한, 노르웨이의 최신 잠수함 기지 인프라 설계도를 캐나다 동·서 연안에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파격적인 인프라 카드를 던지며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 '감상적 기대' 버리고 국익 중심의 동시 확약(Lock-in) 나서야

7월 최종 기로를 앞둔 현시점에서 대한민국 방산업계와 정부에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카니 정부의 조달 기조는 단순한 무기 구매가 아닌 '캐나다 우선주의(Buy Canadian)' 공급망 구축이다. 우리가 아무리 뛰어난 잠수함 건조 기술을 가졌더라도, 캐나다 현지 조선소 활성화와 부품 국산화 비중을 완벽히 충족시키지 못하면 낙점받을 수 없는 구조다.

그러나 동시에 대단히 냉혹한 지정학적 덫도 경계해야 한다. 우리가 80%의 경제성 평가를 만족시키기 위해 초기 자본 투자와 현지 공장 인프라 건립을 섣불리 약속했다가, 정작 최종 낙찰 단계에서 카니 내각이 '나토 혈맹 간 상호 운용성'이라는 정치적 명분을 앞세워 독일을 선택할 경우 기술과 자본만 제공하고 배제당하는 '토사구팽'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 주도의 방산수출 민간산업협력 TF는 캐나다 측의 금융 공학적 계산을 정밀하게 복기해야 한다. 캐나다 현지 투자 및 MRO 공급망 참여 조건은 반드시 잠수함 수주 확약(Lock-in)과 연동되는 '단계별 동시 이행' 구조로 계약 체계를 정밀화해야 마땅하다.

상대가 방산 예산을 경제 성과로 치환하려는 뱅커의 셈법으로 나온다면, 대한민국 역시 우리의 독보적인 건조 타임라인과 금융 패키지를 전략적 레버리지로 삼아 국익 중심의 정밀한 외교 격투를 벌여야 할 때다.


0628 카니 이재명 v.1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30일,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국방 비밀정보보호 협정' 타결을 포함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국방·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한-캐나다 간 전략적 동반자관계 발전의 핵심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는 대한민국에 있어 단순한 우방을 넘어 동맹에 준하는 핵심 우방 국가"이며 카니 총리도 "한국은 국방, 상업, 문화, 모든 영역에서 아주 중요한 파트너"라고 화답했다. / 대한민국 정부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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