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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양산시 행정은 누구를 위한 행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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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기자

승인 : 2026. 06. 2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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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전국부 기자
경남 양산시 원동면 선리3반 언곡마을 농어촌도로 209호선 개설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년간 추진돼 온 공익사업이 돌연 중단되면서 행정절차 위반 의혹, 허위 연대서명 논란, 정보공개 거부, 사업비 증액 책임론까지 잇따라 제기되고 있지만, 양산시는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도로 개설 문제가 아니다. 주민들의 재산권과 생활환경, 그리고 수십억 원의 공공예산이 직결된 중대한 공익사업이다. 그럼에도 사업 중단 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도로정비과장을 비롯한 공무원 20명과 양산시의원 2명, 양산경찰서 수사관 4명 등 26명이 무더기로 고소·고발돼 검·경 수사가 진행 중인 초유의 상황에서 행정은 더욱 투명해야 한다. 그러나 양산시는 사업 중단 결정의 근거는 물론, 사업비가 25억 원이나 증액된 경위, 반대 서명부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의혹이 사실이든 아니든, 행정은 시민 앞에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입증할 책임이 있다.

주민들의 불신은 이미 깊어졌다. 사업 중단의 근거가 된 반대 민원과 연대 서명부의 진위부터 의심하는 목소리가 크다. 일부 고령자가 충분한 설명 없이 서명에 참여했다는 주장과 함께 대리 서명이나 위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만약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검증되지 않은 자료를 근거로 수십억 원 규모의 공익사업이 중단된 셈이 된다.

사업비 증액 논란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당초 약 60억 원 규모였던 사업비는 실시설계 변경 과정에서 85억 원으로 25억 원이나 늘어났다. 주민들은 이 같은 급격한 증액이 사업 무산의 명분으로 활용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사업비가 왜, 어떤 근거로, 누구의 판단에 따라 증액됐는지에 대한 투명한 검증이 필요하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사업 구간 내 토지 보상 대상자가 36명에 달하는데도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는 중대한 결정이 내려졌음에도 시장 명의의 공식 행정처분서나 공문조차 전달되지 않았다는 지적은 행정의 기본 원칙마저 흔들고 있다.

정보공개 거부 문제 역시 심각하다. 주민들은 사업 중단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수십 차례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핵심 자료 대부분이 비공개 처리됐다고 주장한다. 결정은 내려졌지만 이유는 밝히지 않고, 사업은 멈췄지만 공식 문서는 없으며, 의혹이 제기돼도 설명하지 않는 행정. 과연 누구를 위한 행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취재 과정에서 확인된 양산시의 대응도 실망스럽다. 담당 과장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현장 출장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됐고, 연락처를 남기며 회신을 요청했음에도 끝내 답변은 오지 않았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행정기관이 시민과 언론의 정당한 질문에 답변조차 하지 않는다면, 이는 단순한 불통을 넘어 책임 회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행정은 권한을 행사하는 조직이 아니라 시민에게 설명하고 책임지는 조직이어야 한다. 의혹이 제기되면 자료를 공개하고, 잘못이 있다면 인정하며, 문제가 없다면 근거를 제시해 시민을 설득해야 한다. 침묵은 해명이 될 수 없고, 회피는 의혹만 키울 뿐이다.

양산시는 이제라도 언곡도로 사업 중단 결정 과정과 사업비 증액 경위, 반대 서명부 검증 여부, 정보공개 거부 사유 등 제기된 의혹 전반을 시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것이 무너진 행정 신뢰를 회복하는 최소한의 출발점이다.
이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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