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김대년의 잡초이야기-86] 참신앙의 의미 ‘부처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528010008304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6. 05. 28. 17:51

(86) 부처손 그림
부처손
우리집 정원에 언제부터 이 야생초가 자리 잡았는지는 알 수 없다. 습기가 충분하면 푸르게 몸을 펴고, 건조하면 스스로 잎을 동그랗게 말아 긴 시간을 견뎌내는 '부처손'이다.

처음 이 부처손을 보았을 때 잎이 시들어 있어 말라 죽은 줄 알았다. 그런데 비가 한차례 오고 나니 녹색잎을 활짝 펼쳐 주변의 어느 식물들보다 더 싱싱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래서 부처손을 불사초(不死草)라고도 부르나 보다.

아마도 우리 조상들은 가혹한 조건을 극복하고 때가 되면 환한 모습의 잎을 펼치는 이 특별한 풀을 보고 자비의 손길을 내미는 '부처의 손'을 연상한 듯하다.

정원의 습도계인 부처손은 가뭄이 길어지면 항상 움츠린 모습을 보인다. 잊지 않고 물을 줘야만 계속해서 건강한 이파리를 만날 수 있다.

부처손에 정성껏 물을 줄 때마다 예전 어느 스님의 말씀 한 구절이 떠오른다. 개인의 안녕과 복(福)을 염원하는 구복신앙(求福信仰)은 진정한 신앙이 아니라고 했다.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자아 성장을 이뤄 나가는 것이 참신앙이라고 했다.

부처손은 아무 때나 잎을 펼쳐 인간을 맞이하지 않는다. 정성을 다해 여건을 조성해야만 부처님 닮은 손을 펼쳐 보인다.

무작정 복을 구하기보다 노력과 연마를 통해 자아 성취를 이룰 때 행운과 행복을 품을 수 있다는 점을 야생초 '부처손'이 일깨워 주고 있다.

/화가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