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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1년새 신탁수익 2배 증가… 비이자이익 중심 재편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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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승인 : 2026. 05. 21. 17:59

4대銀 1분기 3717억… 국민, 증가율 1위
특화 상품·고객범위 확대 등 경쟁 치열
이자이익 둔화 전망 속 핵심 사업 부상

2024년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이후 위축됐던 은행권 신탁 사업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신탁 부문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면서 수수료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은행권에서는 금융환경 변화로 이자이익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 속 핵심 수익원인 신탁 사업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이 올해 1분기 신탁 부문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총 37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1870억원 대비 98.8%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총수수료수익도 1조367억원에서 1조2695억원으로 22.5% 증가했지만, 신탁 부문의 성장세가 더욱 가팔랐다. 이에 따라 총수수료수익에서 차지하는 신탁 비중은 18.0%에서 29.3%로 11.3%포인트 확대됐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KB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신탁수익은 12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3% 증가했다. 총수수료수익 증가율(38.0%)을 크게 웃돌면서 신탁 비중도 17.0%에서 33.8%로 높아졌다.

하나은행 역시 신탁 부문 성장세가 뚜렷했다. 하나은행의 신탁수익은 499억원에서 933억원으로 87.0% 늘었고, 신탁 비중도 20.0%에서 31.4%로 확대됐다. 신한은행의 신탁수익은 445억원에서 777억원으로 74.6% 늘면서 비중이 15.8%에서 24.0%로 높아졌고, 우리은행 역시 466억원에서 745억원으로 59.9% 증가하며 비중이 19.8%에서 27.0%로 확대됐다.

ELS 사태로 둔화됐던 은행권 신탁 부문은 지난해부터 다시 살아났다. 4대 시중은행의 연간 신탁수익은 2024년 7336억원에서 2025년 9012억원으로 22.8% 증가했고, 총수수료수익 내 신탁 비중도 17.9%에서 20.3%로 높아졌다. 금융환경 변화로 이자이익 둔화가 예상되면서 비이자이익 확대 필요성이 커진 가운데, 은행권도 신탁 사업 강화에 다시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시니어 레지던스 입주 고객을 대상으로 입주보증금 반환채권 유언대용신탁 서비스를 출시했다. KB라이프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와 협업해 마련한 상품으로, 시니어 레지던스 입주보증금을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사후 상속까지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객 사망 시 은행이 신탁 계약에 따라 입주보증금 반환 권한을 사전에 지정한 수익자에게 이전하는 구조다.

하나은행 역시 2010년 국내 최초로 '하나 리빙트러스트'를 도입한 이후 상속·증여·가업승계 중심의 신탁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 '소요한남 by 파르나스' 시행사인 브릭스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유언대용신탁과 자산관리서비스 지원 확대에 나섰다. 이와 함께 유언대용신탁 상품인 '100세신탁'을 모든 연령대가 활용할 수 있는 '내맘대로신탁'으로 개편하는 등 고객 범위도 넓히고 있다.

신한은행은 유언대용신탁과 치매안심신탁 중심의 시니어 신탁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정상혁 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직접 'SOL메이트 신탁'에 가입하며 영업 분위기 확산에 나섰다. 고객에게 특화 신탁 상품을 제안하기에 앞서 경영진이 먼저 상품의 의미와 필요성을 체감하자는 취지다.

이 외 은행들도 신탁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치매·중증질환 등에 대비한 시니어 특화 상품 'NH올원더풀 의료비치매안심신탁'을 출시했고, IBK기업은행은 세무법인 다솔과 유언대용신탁 상담 관련 세무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상속·증여 중심의 자산승계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은행권에서는 고령화 심화와 자산승계 수요 확대, 비이자이익 강화 필요성 등이 맞물리며 신탁 사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탁 사업은 단순 수수료 수익을 넘어 장기적으로 고객 자산관리와 상속·증여 시장까지 연결되는 핵심 WM 사업"이라며 "이자이익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요 수익원인 신탁 사업 강화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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