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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 |
삼성전자 노조는 22~27일 엿새간 노사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조합원 과반 참석에 과반 찬성으로 최종 가결되면 총파업 위기가 사라진다. 반면 부결될 경우 창사 이래 두 번째의 총파업 가능성이 현실화한다. 노사가 다시 협상테이블에 앉아 새로운 합의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종전보다 훨씬 더 큰 진통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실제 18일간 총파업을 할 경우 직간접 피해액을 합쳐 최대 100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최선이라고 하기에는 미흡하지만 노조 찬반 투표에서 어떤 식으로든 잠정 합의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이유다.
주주단체가 제기하겠다고 밝힌 가처분신청 등 법적 공방도 또 다른 험준한 산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주주들 모임인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21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회장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주주총회 결의 없이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합의는 법률상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향후 삼성전자 사측이 이사회에서 통과시킬 잠정 합의안에 대해 무효 가처분신청이 제기될 경우,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매우 중요하다. 사측은 주주들을 달래고 특별성과급 지급용 자사주 31조원어치를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자사주 추가 매입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조치만으로 주주들이 법적 대응을 멈출지는 불투명하다.
이런 논란을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합의안에서 영업이익 대신 반도체부문 '사업성과'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해도 실제 성과급 산출과정에선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논란이 완전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잠정 합의안 도출 과정에서 사업부문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반도체부문(DS)에서 대규모 이익을 내는 메모리 사업부는 올해 1인당 6억원, 적자상태인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사업부는 1억60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반면 가전과 모바일을 담당하는 DX부문에선 5000만원 수준의 성과급만 예상돼 구성원들의 불만 목소리가 높다. 사측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한다"는 원칙을 내세웠지만 갈등이 커지면 자칫 분사(分社)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 노사 모두 이재용 회장이 강조한 '원(One)삼성' 복원을 위해 연대와 상생의 가치를 되살리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