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대법 “HD현대중공업, 하청노조 교섭 의무 없다”…기존 판례 유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521010006421

글자크기

닫기

박세영 기자

승인 : 2026. 05. 21. 15:44

박성일 기자 대법원 전경
대법원 전경./박성일 기자
대법원이 HD현대중공업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낸 단체교섭 소송에서 원청의 손을 들었다. 이번 판결은 원청의 지배·개입 금지 의무가 적극적 단체교섭 의무로 확대되지 않는다는 기존 판례를 유지한 것으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시행 이전 발생한 사안에 대해 구법 기준이 적용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가 단체교섭 청구를 받아들이라며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20일 확정했다. 하청노조가 소송을 제기한 지 9년, 대법원에 사건이 접수된 지 약 7년 6개월 만이다.

사건의 쟁점은 원청인 HD현대중공업이 사내하청 노동자들로 구성된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해야 하는 실질적인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대법원은 이 사건이 올해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 이전인 구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사안이라며,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관한 종전 법리는 타당하므로 원심판결이 유지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1986년 원청의 사용자성에 관해 '근로자를 지휘·감독하면서 근로를 제공받고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제시한 판례를 재확인한 셈이다.

하청노조는 2016년, HD현대중공업이 하청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지위에 있다며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과 2심은 HD현대중공업과 하청노조 근로자들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봐 사측에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가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대법관 8명의 다수의견으로 이를 유지했다. 대법원은 "구 노조법의 문언상으로는 노조법에서 규정한 모든 '사용자' 개념에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특히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와 단체교섭 의무는 구별된다"며 "원청이 하청노조 활동을 방해할 경우 부당노동행위 책임을 질 수는 있어도, 그 사정만으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 상대방이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단체교섭 거부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사용자 개념을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오경미·이흥구·신숙희·마용주 대법관 등 4명은 "노동3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서는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경우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한다고 봐야 한다"며 기존 판례를 변경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박세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