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극적 합의 이룬 삼성…‘주주권익 보호’ 또 다른 과제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521010006083

글자크기

닫기

연찬모 기자

승인 : 2026. 05. 21. 00:29

소액주주단체, 21일 이재용 회장 자택 인근서 집회
노사 성과급 잠정 합의안에 반대 목소리 높일 듯
전문가 "주주 동의없는 중재나 합의는 법적 분쟁 초래"
KakaoTalk_20260518_134635682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가 18일 서울 영등포구 예탁결제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주 서한문을 낭독하는 모습./연찬모 기자
삼성전자가 긴 진통 끝에 노사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파업 리스크를 해소했지만, 성과급 잠정 합의안을 둘러싼 주주 반발을 잠재워야 하는 또 다른 과제를 안게 됐다. 주주들은 실적 변동성과 무관하게 고정 비용을 증가시키는 '성과급 명문화'에 대해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단체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이하 주주운동본부)'도 '주주권익 보호'를 내건 집단행동에 나서며, 사측에 임시 주주총회 개최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21일 주주운동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서울 한남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노사 성과급 협상과 관련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당초 노조 총파업을 겨냥한 맞불 집회로 진행될 계획이었지만, 노사가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사측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날 민경권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21일 집회는 동일하게 진행하되 향후 노사 성과급 협상에서 주주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 성명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노조가 협상 과정에서 강하게 요구해 온 성과급 명문화가 현실화한 데 따른 행보다. 이날 공개된 잠정 합의안에는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DS부문 특별성과급을 10년간 지급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그간 주주들은 근로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에는 동의하면서도 주주 재산권 등 주주권익보다 우선시될 수 없단 점을 내세워 성과급 명문화에 반대 입장을 드러내왔다.

주주운동본부는 전날 성명에서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은 노사간의 협상은 현행 대한민국 상법 및 노동조합법이 정하는 최종적인 노사 합의로 성립할 수 없고 법률상 효력이 없다"며 "사측과 노조가 주주총회 결의 절차를 생략한 채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강제하는 임금협약 또는 단체협약을 체결할 경우 사법체계 내 모든 합법적 수단을 동원해 그에 근거한 회사의 자금 집행을 원천 차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주운동본부는 현재 사측에 대한 주주권 발동을 준비 중이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활용해 상법상 소수주주권 행사를 위한 요건인 지분 1%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소수주주권은 지분 1%, 3%, 10% 등 일정 비율에 따라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다르다. 지분 1% 이상 주주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에 주주권 결집을 호소하는 서한문 발송도 준비 중이다. 주주 의견 청취를 위한 소통 창구로 네이버카페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도 개설했다. 이달 중에는 성과급 산정의 법적 근거와 배당가능이익 한도와의 정합성, 이사회 의사결정 절차에 대한 서면 설명을 사측에 요청할 계획이다.

전문가들도 노사 협상 타결로 파업이라는 최악의 위기를 벗어난 점에 대해선 다행스럽다는 입장이지만, 경영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성과급 명문화는 자본 시장의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사측이 노조 달래기를 넘어 주주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주주들을 설득할 투명하고 구체적인 소통 창구 마련도 시급하다는 조언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 상법상 회사가 주주들의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과도한 성과급을 주기로 합의한다면 주주권리 침해로 배임죄나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 수 있다"며 "통상임금도 아닌 성과급을 주주의 몫을 줄여가며 노조에게 지급하는 것을 동의할 주주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며 "주주의 동의없는 중재나 합의는 법적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찬모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