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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兆 유증 고려아연… 美진출·우호지분·재무개선 ‘일석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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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6. 05. 20. 17:47

美 합작법인 통해 북미 제련 거점 확보
크루서블 10.59% 지분 보유로 2대주주
부채비율 87%로 재무건전성도 안정적
"유증 '신의한수'… 숫자로 명분 증명"
지난해 12월 고려아연이 진행한 2조8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미국 진출 공고화, 우호지분 확보, 재무건전성 유지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창출한 모습이다. 실제 1분기 보고서를 보면 대규모 자본 조달의 명분이 숫자로 뚜렷하게 증명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1분기 역대급 영업이익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까지 더해지며 유상증자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던 시장의 우려마저 잠재우는 형국이다. 일각에서 작년 유상증자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내놓는 이유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25년 사업보고서와 2026년 1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뤄진 2조8000억원의 3자배정 유상증자는 미국 신사업 투자 집행과 재무건전성 유지, 새로운 우호지분 확보를 동시에 충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2월 15일 이사회를 열고 약 2조8508억원 규모의 타법인증권취득자금 조달을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한 바 있다. 주당 129만133원에 보통주 신주 220만9716주를 발행해 미국 현지 합작법인인 '크루서블(Crucible JV LLC)'에 전량 배정하는 구조를 짰다.

고려아연에 지급되는 자금은 미국 국방부와 상무부, 전략적 투자자(SI)들의 출연으로 마련됐다. 사실상 미국 정부를 우군으로 확보하면서, 미국 제련 인프라 시장 진출을 더욱 견고하게 다진 셈이다. 실제 고려아연은 이 합작법인을 통해 미국 국방부 및 상무부의 정책 자금과 지급보증 구조를 활용, 북미 거점 확보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윤범 회장은 새로운 우호지분도 손에 쥐었다. 유상증자 후 크루서블은 고려아연 지분 10.59%를 보유, 단일 주주 기준으로 2대 주주 위치에 올랐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이 여전한 상황에서 10%의 지분은 최 회장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미국 진출을 위해 대규모 시설 투자를 준비함에도 유상증자를 통해 수혈한 2조8000억원의 자금 덕분에 재무건전성은 안정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올해 3월말 비유동자산은 11조6363억원으로 작년말보다 3조3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이중 세부 항목인 기타비유동금융자산이 3조원가량 늘었는데, 이는 유상증자 대금이 테네시주 제련소 건설 등 당초 발표했던 '프로젝트 크루서블'과 연계된 장기 금융 구조로 즉각 전환됐음을 시사한다. 1분기말 부채비율도 87.59%로 여전히 건실한 상태다.

유상증자로 인해 예상되는 주당가치(EPS) 희석 우려는 역대급 실적과 주주환원 규모로 정면 돌파하고 나섰다. 고려아연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6조720억원, 영업이익 746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새로 썼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5.2%포인트 상승한 12.3%를 기록, 105분기 연속 영업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를 바탕으로 주당 5000원(총 1020억원 규모)의 분기 배당 집행을 결정했으며, 작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취득한 204만주의 자사주도 전량 소각 절차를 마쳤다. 2026년까지 총주주환원율 40%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신사업 투자가 1분기 자산 이동으로 확인되는 등 유상증자 명분을 정확하게 지키면서, 우호지분 10% 확보라는 효과까지 얻어냈다"며 "우수한 수익성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유상증자 결정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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