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황산 테러·시사주간지에 동물 사체 협박 이어져
프라보워 취임 18개월…"군부 회귀"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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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1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 '가상의 적 만들기'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아녜스 칼라마르 앰네스티 사무총장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취임 이후 18개월 동안 온라인 허위정보는 정부 비판자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공론장을 위축시키며 탄압을 정당화하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 3대 민주주의 국가로 꼽혀 온 인도네시아가 군부 통치로 회귀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특수전사령관 출신인 프라보워 대통령은 2024년 취임 이후 민간 영역에서 군의 역할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허위정보 공세를 군부대와 집권 그린드라당에 연계된 SNS 계정망이 주도해 왔다고 분석했다. 메타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해 3월 실종자·폭력피해자위원회 소속 인권 활동가 안드리 유누스 등이 군의 민간 영역 확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이튿날 이들을 외국 첩자로 모는 영상이 그린드라당 지부 소유 계정 3곳에서 처음 게시됐다. 이 영상은 곧 27개 군부대와 연계된 31개 계정을 통해 인스타그램·페이스북·X(엑스·옛 트위터)·유튜브로 빠르게 확산됐다.
외국 첩자로 낙인을 찍는 작업은 실제 폭력으로까지 이어졌다. 유누스는 1년 뒤인 올해 3월 황산 공격을 당했고,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군 장교 4명이 현재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같은 달 탐사보도로 알려진 시사주간지 템포에도 '외국 첩자' 의혹이 제기됐고, 사무실에는 머리가 잘린 동물 사체가 협박 목적으로 배달됐다. 보고서 저자인 차나팁 타티야카룬웡은 "지속적인 허위정보 공세가 시민사회·언론·인권옹호자의 정당성을 훼손해 왔고, '외국 첩자' 낙인은 일부 사례에서 물리적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부추기는 도구가 됐다"고 밝혔다.
프라보워 대통령 본인도 취임 이후 주요 연설에서 '외국 첩자'를 25차례 이상 거론한 것으로 앰네스티는 집계했다. 지난해 학생 주도 시위에서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도 같은 표현이 동원됐지만 구체적 근거는 공개된 적이 없다. 바흘릴 라하달리아 에너지부 장관 역시 파푸아주 라자암팟 제도 광산 개발 반대 시위 직후 환경단체 그린피스를 외국 이익 대변자로 지목했고, 이후 그린피스를 파푸아 분리주의 무장단체와 엮는 허위정보가 SNS에 잇따라 올라왔다.
국제앰네스티는 메타·틱톡·X·유튜브의 콘텐츠 관리 부실과 참여 유도 알고리즘이 허위정보의 빠른 확산을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에 기록된 게시물 대부분은 수개월간 삭제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으며, 앰네스티가 의견을 요청한 4개 플랫폼 가운데 모니터링 강화를 약속한 곳은 틱톡 한 곳뿐이었다.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거대 IT 기업의 실패가 보고서에 기록된 인권 침해에 일조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