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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한미약품 첫 비만약 브랜드명 촉각…‘팔팔 철학’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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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기자

승인 : 2026. 05. 20. 18:22

한국인 대상 임상…차별화 경쟁력 주목
팔팔·구구 이어온 직관적 작명 전통
2030세대 겨냥한 글로벌 감각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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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생성한 이미지.
국내 첫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 출시가 다가오면서 한미약품의 브랜드명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해외 제품이 장악한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가 처음으로 내놓는 비만 신약인 만큼, 약효뿐 아니라 어떤 이름으로 소비자에게 각인될지 주목됩니다.

신약 성분명인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지속형 비만치료제입니다. 글로벌 경쟁 제품과 달리 한국인을 대상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했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힙니다. 위장관 부작용이 경쟁 약물보다 적게 나타났고,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여성 환자군에서는 더 높은 체중 감량 효과도 확인됐습니다. 비만치료제의 주요 소비층이 여성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임상 결과는 출시 후 시장 경쟁력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효과적인 약효를 보유한 만큼 브랜드명 역시 승부처 중 하나인데요. 한미약품은 특유의 작명 철학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제품의 특성과 효능을 직관적으로 담아내는 작명 방식입니다.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이 직접 작명한 발기부전 치료제 '팔팔'이 대표적입니다.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이름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고, 적응증을 확장한 후속 제품에는 '구구'를 붙이며 철학을 이어갔습니다. 현재도 점안액 '눈앤', 소화제 '까스앤프리', 금연보조제 '노코틴정' 등 이 전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비만치료제도 같은 작명 방식이 이어갈지 주목됩니다. 사내 공모전에서는 '빼빼' 같은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는데요. 효능을 한 단어로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이번에도 소비자에게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다만 최근 비만치료제 처방 연령대가 2030세대까지 확대되면서 브랜드 전략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글로벌 감각에 익숙한 젊은 소비층에게 어필하려면 선대 회장의 네이밍 철학을 그대로 계승하기보다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방향을 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올 하반기 출시로 다가온 만큼 한미약품의 브랜드명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향후 당뇨병 적응증 확대 과정에서도 작명 전략이 어떻게 이어질지도 관심사입니다. 현재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기존 당뇨 치료제인 메트포르민과 SGLT-2 저해제(다파글리플로진)와의 병용 임상 3상이 진행 중입니다. '팔팔'에서 '구구'로 이어진 작명 철학 계보가 비만에서 당뇨까지 확장될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명 전략으로 전환될지 한미약품의 또 다른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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