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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상원서 총격…두테르테 측근 ICC 인도 거부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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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5. 14. 11:02

두테르테 '마약과의 전쟁' 주도 델라로사, 상원에 농성
13일 저녁 군·NBI 출동 속 십수발 발사…인명피해는 없어
마르코스 "체포 지시 안 했다"…대법원, 72시간 답변 요구
THE PHILIPPINES-PASAY CITY-SENATE B... <YONHAP NO-9216> (XINHUA)
13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인근 파사이시(市) 상원 청사 안에 경찰이 배치돼 있다. 이날 로널드 델라로사 상원의원에 대한 체포 시도설이 나돌면서 청사 안팎이 긴장에 휩싸인 가운데, 앨런 피터 카예타노 상원의장은 "상원이 공격받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밤 청사 안에서 총성이 울리며 일대가 혼란에 빠졌으나 이후 상황은 진정됐다고 상원 측은 전했다/신화통신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필리핀 상원 청사에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로널드 델라로사 상원의원의 신병 인도를 둘러싸고 총격이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저녁 필리핀 마닐라 인근 파사이시(市) 상원 청사에서 십수발의 총성이 울렸다. 청사 안팎에는 방탄조끼와 소총으로 무장한 경비 인력에 시위대까지 몰리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으나,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델라로사 의원도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격은 ICC가 지난 11일 델라로사 의원에 대한 체포영장(지난해 11월자)을 공개한 직후 발생했다. 올해 64세인 그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재임기(2016~2022년) 필리핀 국가경찰(PNP) 청장을 21개월간 맡으며 '마약과의 전쟁'을 진두지휘한 핵심 인물이다. ICC는 이 과정에서 벌어진 살상에 반(反)인도적 범죄 혐의를 적용했다. 같은 혐의로 두테르테 전 대통령(81)은 지난해 3월 헤이그에 압송돼 ICC 재판을 앞두고 있다.

델라로사 의원은 영장 공개 직후인 지난 11일부터 상원 사무실에 '입법부 보호' 명목으로 머물러왔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영상에서 "또 한 명의 필리핀인이 헤이그로 끌려가지 않도록 도와달라"며 지지자 결집을 호소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공개 활동을 중단한 뒤 5개월여 만인 11일 상원 본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심판 운영을 가를 상원 지도부 개편 표결에서 결정적 한 표를 던지기도 했다.

총격 직전에는 위장복 차림에 소총을 든 해병 10여명이 청사에 도착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군은 "상원 측 요청에 따른 파견"이라고 설명했다. 멘도사 상원 사무총장은 "법무부 국가수사국(NBI) 요원으로 보이는 인물들이 상원 진입을 시도하다가 후퇴하면서 발포했다"고 주장한 반면, 멜빈 마티박 NBI 국장은 현지 매체 GMA뉴스에 "그곳에 우리 요원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정부 인력은 관여하지 않았으며 델라로사 의원에 대한 체포 지시도 내린 적이 없다"고 사태 진정을 호소했다. 그는 "이번 충돌이 (정부) 불안정화 시도의 일부였는지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밝혔다.

델라로사 의원은 ICC 인도 자체가 위법이라는 입장이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2018년 ICC 설립근거인 로마규정에서 필리핀을 탈퇴시킨 만큼 ICC의 관할권이 미치지 않는다는 논리다. 그는 필리핀 국내 법원에서는 재판을 받겠다고 했다. 반면 ICC는 회원국 시기에 벌어진 범죄에는 관할권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델라로사 의원은 이송 시도를 막아달라며 대법원에 긴급 청원도 냈다. 대법원은 이날 양측에 72시간 안에 답변하라고 명령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에 이어 최측근까지 ICC 법정에 서게 될 처지에 놓이면서 필리핀 정국은 격랑에 빠져들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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