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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무호 피격, 국익수호 차원 적극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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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5. 12. 00:01

'미상의 비행체'에 의해 피격당한 HMM 나무호. /외교부
외교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국적 화물선 HMM 나무호의 화재 원인이 '미상 비행체 2기에 의한 외부 공격'으로 확인됐다고 10일 발표했다. 정부 합동조사단의 현장조사에 따르면, 1차 타격으로 파손된 나무호 선미 기관실이 재차 타격되며 내부 폭발해 폭 5m, 깊이 10m의 구멍이 뚫렸다고 한다. 비행체 2기가 1분 간격으로 동일 지점을 공격한 점에 비춰 볼 때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조준 공격일 가능성이 높다. 선체 내 프레임은 내부 방향으로, 외판은 외부 방향으로 굴곡이 발생했다는 점도 충돌 후 폭발 가능성을 암시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피격 형태와 파공 위치, 훼손 규모 등을 종합할 때 이란이 운용하는 '샤헤드-136' 계열 자폭 드론에 의한 표적 공격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자폭 드론은 특정 좌표를 설정해 운용하므로 의도된 공격일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조사결과를 발표하자마자 주한 이란대사를 불러들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는 1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지 않는 등 일단 소극적 대응 자세를 유지했다. 이번 공격의 주체를 이란으로 아직 단정할 수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외교적 파장을 의식한 '지나친 신중 모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위성락 청와대 안보실장은 "우리 정부는 나무호 등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강력 규탄한다"면서도 "지금은 공격의 주체를 특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누가 공격했는지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아 신중한 외교를 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란 정부가 공식적으로 나무호 피격을 부인하고 있는 만큼,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있는 26척의 우리 선박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섣불리 이란 책임론을 제기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지금으로선 피격 현장에서 수거한 비행체 엔진 잔해와 부품 등을 정밀분석해 공격 주체를 하루빨리 가려내는 게 급선무이다. 비슷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국제사회와 연대해 만반의 대비 태세를 구축해야 한다. 나무호를 포함해 아직 호르무즈에 묶여있는 우리 선박과 한국인 선원 160명(외국선박 승선인원 포함)이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다각도의 방안을 모색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연합체 '해양자유연합(MFC)'이나 영국·프랑스가 주도하는 호르무즈 다국적군 구상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위 실장은 "한국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안전보장 및 자유로운 통항을 위해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 아덴만 배치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장해 한국 선박의 안전 통항을 돕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국익과 국민의 생명·재산을 지키는 게 주권국가의 당연한 책무인 만큼 정부는 더 적극적이고 단호한 외교를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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