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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인니 거점 해외영토 확장…한화생명, 순익 날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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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6. 05. 10. 18:16

[승부사 김승연 M&A 전략]
차남 김동원, 글로벌진출 진두지휘
북미·동남아 은행·증권 잇단 인수
수익구조 다변화…종합금융 도약
"지난해 보험사 해외사업 실적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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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이 공격적인 글로벌 인수합병(M&A) 전략의 성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보험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주춤한 사이 해외 자회사를 통해 순이익을 늘려나가고 있다. 한화생명의 최고글로벌책임자(CGO)를 맡고 있는 김동원 사장이 M&A를 주도한 결과로 풀이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 사장은 한화생명에서 2015년부터 근무하며 금융 사업을 이어받기 위한 기반을 다져왔다. 특히 지난 2023년 CGO에 선임된 이후 본격적으로 글로벌 M&A를 주도했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M&A를 기반으로 가파르게 성장해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회장이 대형 M&A를 이뤄내며 현재의 한화그룹을 만들었는데, 김 회장의 승부사 면모를 아들 3형제에게서도 엿볼 수 있어서다.

차남인 김 사장에게도 부친의 승부사 DNA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은 해외 시장 진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한화생명이 주도적으로 글로벌 진출에 나선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김 회장은 현 시점의 상황만 보지 않고 성장 가능성을 보고 M&A 전략을 펼쳐왔다. 지난 200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이 한화에 인수될 당시만 하더라도 누적 결손금이 3조원에 이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은 대한생명 대표이사까지 맡으며 경영 정상화를 이끌었다. 김 사장 역시 주변의 우려 속에서도 해외 보험사 인수를 추진했고, 수년의 투자 결과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업 특성상 제조·유통업처럼 대규모 투자 효과가 즉각 드러나지는 않는 탓에 김 사장의 성과는 다른 형제들과 비교하면 눈에 띄지는 않는다. 하지만 본업인 보험업황 부진 속에서도 전략적인 기업 인수에 나서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 한계를 넘기 위해 해외 금융사 인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사례로 꼽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해외 사업 확대 전략은 최근 실적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보험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국내 보험사는 해외에서 1억970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전년 대비 3790만달러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 순이익은 전년 대비 640만달러 늘었는데, 이는 한화생명의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인수 효과가 반영된 영향이다. 미국 지역 손익 역시 3200만달러 증가했는데 미국 벨로시티증권 인수 효과가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김 사장은 한화생명 대표이사직은 맡고 있지 않지만 CGO로서 해외 사업 확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와 미국을 중심으로 금융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3년에는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 인수를 추진했고,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미국 벨로시티 인수 등을 진행했다. 아시아에 이어 북미 자본시장 사업 기반을 확보하면서 보험 중심이었던 사업 구조를 은행·증권까지 넓히며 종합 금융 플랫폼 구축이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의 전략이 단순 해외 거점 확보를 넘어 수익 구조 다변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국내 보험업은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성장이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동남아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생산가능 인구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모바일, 디지털 수요가 높다.

인도네시아 리포손보는 지난해 10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전년(5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기존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지난해 4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전년(-64억원) 대비 손실 폭을 줄였다. 보험손익 등이 성장한 덕분이다.

인도네시아 노부은행의 경우 지난해 거둔 216억원의 순이익이 한화생명 연결 순이익에 반영됐다. 3년 연속 순이익 성장세를지속하고 있다는 것이 한화생명 측의 설명이다. 특히 노부은행 인수는 한화생명이 보험과 은행을 연계한 시너지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투자증권을 통해서는 인도네시아 칩타다나증권·자산운용 인수를 진행하기도 했다.

베트남 법인의 경우 43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예실차 확대로 순이익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매출은 1년새 7% 늘어난 1529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벨로시티증권 인수 역시 글로벌 투자금융 역량 강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미국뿐 아니라 국내, 동남아시아 등 해외 금융 사업과 연결한, 상품 및 기술 공급의 글로벌 사업 거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실적에서 해외 법인 이익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사업이 이제는 실질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 진출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일 때 가장 적극적으로 M&A에 나서며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다만 공격적인 해외 투자에 따른 리스크 관리도 중요 과제로 꼽힌다. 해외 금융사의 실적이 부진할 경우 연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지 규제와 경기 변동, 환율 리스크 등에도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한화생명의 해외 자회사들의 현지 시장 안착 여부가 김 사장의 글로벌 전략 성패를 가를 변수다.

글로벌 성과는 한화그룹 내 김 사장의 입지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외 M&A 성과가 본격화되면 그룹 내 존재감도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는 향후 승계 과정에서 김 사장의 경영 능력을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업계 오너 3세들의 경영 행보가 본격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김 사장이 한화생명에서 디지털과 글로벌 영역을 맡아 성과를 보여왔기 때문에 곧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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