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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해도 늦춰도 문제…센트비 RCPS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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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기자

승인 : 2026. 05. 07. 14:57

보통주보다 26% 많은 우선주…잠재 리스크
상장 지연시 연복리 최대 8% 상환 부담커져
저가 공모땐 70% 전환조항에 가치희석 우려
basic2026
해외송금 스타트업 센트비의 보통주보다 많은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기업공개(IPO) 여부와 상관없이 잠재적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IPO가 성사되더라도 RCPS의 전환가격 조정과 희석 부담을 떠안아야 하고, 상장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면 RCPS 상환권이 회사 재무에 직접적인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 흥국화재 등 기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설계된 우선주 조건이 되레 일반 공모 투자자, 기존 보통주 주주(창업자 및 스톡옵션 행사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센트비의 2025년 말 발행주식 총 1200만978주 중 우선주는 669만2241주, 보통주는 530만8737주다.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약 26%(138만3504주) 많다. 전체 지분 기준으로는 우선주 55.77%, 보통주 44.23%다. 자본금도 우선주 33억4612만원, 보통주 26억5437만원으로 우선주 비중이 더 크다. 일반적인 기업에서 볼 수 없는 이례적인 자본구조다. AI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밸류서치에서 확인한 결과, 센트비와 업종 코드가 같은 금융 관련 서비스업 239개 기업 중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많은 기업은 센트비 포함 5개 기업(2.09%)에 불과했다. 자본금 기준으로도 242개 기업 중 5개 기업(2.07%)만 우선주 자본금이 많았다.

문제는 센트비의 우선주가 모두 단순 우선주가 아닌 RCPS라는 점이다. RCPS는 상장이나 매각 같은 회수 이벤트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때 투자자가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상장이 늦어질수록 회사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상장하더라도 저가 공모 시 일반 공모 투자자와 기존 보통주 주주의 희석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센트비가 발행한 우선주 3종은 모두 RCPS로, 일부 RCPS에는 연 복리 7~8% 상환 가액과 공모가 70% 기준 전환가 조정 조항이 붙어 있다. 센트비는 우선주 1의 상환 가액을 주당 인수 대금에 연 복리 8.0%를 더한 금액, 우선주 2는 연 복리 3.0%, 우선주 3은 연 복리 7.0%를 더한 금액으로 정해놨다. 상환권 행사 가능 시점도 우선주 1은 발행 후 4년부터 10년까지, 우선주 2·3은 발행 후 3년부터 10년까지다. IPO가 늦어질수록 회사로선 상환 부담이 누적될 수 있는 구조다.

IPO가 지연되거나 성사되지 않을 땐 상환 부담이 잠재 리스크로 더 부각될 수 있다. 상환 가액에 연 복리 7~8% 조건이 붙어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가 떠안아야 할 부담이 커진다. 누적 손실이 쌓인 상태에서 우선주 상환 부담까지 현실화하면 재무적 압박이 더 강해질 수 있다. 센트비는 2025년 말 기준 미처리결손금이 223억9684만원에 달했고, 자본 총계는 175억1238만원에 그쳤다. 센트비가 IPO를 서두르지 않고 사업 재정비에 나선다는 입장이어서 단순 일정 문제가 아니라 잠재 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센트비 관계자는 "현재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 당분간 외형적 이벤트보다 사업 내실과 안정적 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IPO 지연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성욱 센트비 대표도 지난해 12월 "올해 상장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IPO가 되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RCPS의 보통주 전환 조건이 일반 공모 투자자 입장에선 부담 요인이기 때문이다. 상장 과정에서 공모가가 기대보다 낮게 형성되면 70% 전환 조항은 기존 우선주 투자자에게 방어권이 되는 반면, 공모 투자자에겐 불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 센트비 우선주 3종은 모두 보통주 1대1 전환이 기본이지만, IPO나 합병 시에는 공모가격의 70% 또는 합병비율 산정을 위한 주식 평가액의 70% 중 더 낮은 가격으로 전환가격을 조정할 수 있게 돼 있다. 기존 우선주 투자자에게 더 유리한 가격으로 보통주 전환 기회를 보장하는 장치다. 상장 후 새로 들어오는 일반 공모 투자자나 기존 보통주 주주 입장에선 그만큼 희석 가능성이 커지고, 같은 회사 주식을 두고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다.

오버행 부담도 적지 않다. 센트비는 2025년 말 기준 미행사 주식매수선택권 87만2271주를 보유하고 있다. 우선주의 전환 가능성과 스톡옵션 물량까지 고려하면 상장 후 주식 가치 희석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거세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에서 감당해야 할 리스크는 실적과 수익성뿐 아니라 자본구조에도 있다.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많고 상환 가액에 복리 조건까지 붙어 있으면 IPO 지연 시 상환 부담이 부각되고, 상장돼도 전환가격과 희석 문제가 생기는 구조"라며 "상장이 성사되면 기존 우선주 투자자와 신규 공모 투자자, 보통주 주주 사이의 이해 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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