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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두국가’ 기조 北헌법 반영 확인...‘통일 3대 원칙’ 삭제·‘영토조항’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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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용재 기자

승인 : 2026. 05. 06. 17:24

개정 헌법 “北영역은 中과 러, 韓과 접하는 영토 및 그에 기초한 영해·영공”
전문가 “구체적 해상경계선 내용 없어...北, 분쟁 만들고 싶지 않았을 것”
김정은, 청년동맹 제11차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촬영<YONHAP NO-548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노동당 외곽 청년단체인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제11차대회의 참가자들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조선중앙TV가 3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북한 사회주의헌법에서 '통일', '민족' 등의 표현이 삭제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12월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로 규정한 이후 추진해온 '통일·민족 지우기'가 헌법에도 반영된 것이다. 북한은 지난 3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헌법을 개정했지만, 구체적인 개정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정철 서울대 교수가 이날 통일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북한의 개정 헌법을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기존 헌법에 명시됐던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이룩하며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투쟁한다"는 내용이 삭제됐다. 이른바 '조국통일 3대 원칙'이 헌법에서 사라진 것이다. 이와 함께 '북반부'라는 표현도 자취를 감췄다. 대신 '사상·기술·문화의 3대혁명'이 사회주의 총노선으로 새롭게 규정됐다. 다만 '적대적 두 국가'라는 표현이 명시되지는 않았다.

개정 헌법 2조에는 영토조항도 신설됐다. 해당 조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령역은 북쪽으로 중화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는 령토와 그에 기초하여 설정된 령해와 령공을 포함한다"고 규정했다. 또 "령역에 대한 그 어떤 침해도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무력화하기 위해 헌법에 구체적인 해상 경계 관련 내용을 담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이번 개정 헌법에는 포괄적 표현만 반영됐다. 이 교수는 "해상경계선 얘기가 나오는 순간 우리가 타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해당 내용이 빠진 것은 북한도 그러한 분쟁을 만들고 싶지 않은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헌법 개정에서는 김 위원장의 독자적 권력과 위상 강화도 확인됐다. 선대 지도자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권위에 기대지 않고 김 위원장 중심의 통치 체계를 제도적으로 굳히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무위원장의 핵무력 지휘권과 핵무력 사용 권한 위임 조항이 신설된 점도 주목된다.

북한은 헌법 서문 첫 구절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의 국가건설 사상과 업적이 구현화된" 국가라고 규정했던 기존 표현을 삭제했다. 대신 "조선인민의 리익을 대표하며 사회주의 위업을 위하여 투쟁하는 인민대중 중심의" 국가라는 표현으로 대체했다. 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국가건설과 활동의 유일한 지도적 지침으로 삼는다"는 기존 헌법 3조도 삭제되고, 해당 조항은 '조선민주주의 공민' 자격에 관한 내용으로 바뀌었다. 다만 개정 헌법 서문에는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국가건설의 총적 방향, 총적 목표로 한다"는 내용이 짧게 신설됐다.
목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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