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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만찬장 암살 시도 이후…트럼프에 새로운 기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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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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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국제부장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은 잠시 멈춰서 있다. 양측 모두 더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판을 깨는 선택을 했고, 협상은 '시간은 내 편'이라는 인식 속에서 장기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를 끌어올리며 세계 경제에 부담을 전가하고, 미국은 해상 봉쇄로 맞대응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결국 장기전의 본질은 '누가 더 오래 경제적 고통을 버티느냐'의 싸움이 됐다.

이 같은 교착 상황에서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만찬 행사장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로 의심되며 미국 사회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당겼다. 전쟁과 협상, 유가와 물가로 이어지던 뉴스 흐름은 하루 만에 '대통령 신변 위협'이라는 이슈로 전환됐다. 이란과 직접 연결된 사건은 아니지만, 여론의 관심 축을 이동시키기에는 충분한 충격이었다.

문제는 이 사건이 단순한 치안 뉴스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장기화로 정치적 부담이 크게 쌓인 상태다. 유가 급등과 물가 상승은 유권자 불만을 자극했고, 지지율은 집권 이후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여기에 의회 승인 없이 시작된 전쟁의 '60일 시한'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선택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은 역설적으로 정치적 숨통을 틔울 변수가 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여론의 관심이 전쟁에서 대통령 개인 신변의 위협으로 이동하면서, 전쟁 장기화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시적으로 희석되고 동정 여론과 지지층 결집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정치적 압박의 강도가 완화되면서, 단기적으로는 대이란 협상에서 조기 타결을 서두를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위기를 정치적 자산으로 바꿔온 인물이다. 2024년 대선 유세 도중 피격된 그는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들어 올렸고, 그 장면은 공포의 순간을 단숨에 결집의 상징으로 바꿔놓았다. 불과 두 달 뒤 골프장에서도 암살 시도가 이어졌지만, 반복된 위협은 오히려 그의 정치적 동력을 꺾지 못했다. 이번 사건까지 더해지면서 그는 지난 2년 사이 세 차례 총격 위험을 넘겼다. 이 같은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 사건 역시 정치적 반등의 계기가 될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관건은 이 변수의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지느냐다. 전쟁과 무관한 사건이 협상 환경을 흔드는 일종의 '나비 효과'를 불러일으킬지가 핵심이다. 미국 내 여론의 초점이 이동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종전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고, 보다 긴 호흡으로 협상에 임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활물가와 직결된 유가 문제가 다시 여론의 전면에 부상한다면, 이번 사건의 영향력은 일시적 해프닝에 그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번 총격 사건이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결정적 요인은 아닐지라도, 교착된 협상 국면에 새로운 시간적 변수를 던진 것은 분명하다. 이 변수가 트럼프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지, 아니면 일시적인 국면 전환에 그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미·이란 협상이 이제는 전장과 협상 테이블을 넘어 여론이라는 유동적인 외부 환경에 의해 좌우되기 시작했다는 사실만은 명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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