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최저임금 결정, 고물가만 봐서는 안 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421010006646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6. 04. 22. 00:01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가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가 21일 열렸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20원으로, 전년 대비 2.9%(290원)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로 2.7% 인상에 그쳤던 김대중 정부 첫해를 제외하면, 역대 정부 중에서 가장 낮은 인상률이다.

양대 노총은 중동전쟁 여파에 따른 지속적 고물가, 실질임금 하락 등을 이유로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한다. 노동계는 매년 심의 과정에서 최초 요구안으로 두 자릿수 인상률을 제시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그 강도가 더 세다. 에너지와 곡물 등 근로자 생계비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물가 급등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위는 고물가에 따른 생계비 영향에 과도하게 무게를 둬서는 안 된다. 중동전쟁 영향은 근로자와 소비자에게만 부담을 주는 게 아니다. 비닐과 플라스틱의 원재료인 나프타, 헬륨과 황 같은 비료 및 석유화학 투입재의 공급망 교란이 심화하고 있다. 필수 원자잿값 상승은 제조원가를 올려 기업들의 수익 악화로 이어진다. 중동전쟁은 기업과 가계, 공공부문 등 경제주체 모두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이 중동전 이후의 세계 경제 전망 및 정책 조언을 내놓았다. 정책 조언의 요지는 성장도 문제지만, 인플레이션이 더 우려된다는 것이다. IMF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을 지난 1월과 동일한 1.9%로 예상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은 2.5%로 0.7%포인트나 상향 조정했다. OECD는 IMF보다 물가가 더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20개국(G20)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8%에서 4.0%로 1.2%포인트 올렸다. 한국도 1.8%에서 2.7%로 0.9%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각국 정부가 물가 상승을 더 중대한 거시경제 위험으로 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 상승의 악순환을 일으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 1970년대 1차 오일쇼크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직결된 것은 노동계가 유가 상승분을 임금 인상으로 보전받았기 때문이다.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이 앞뒤로 맞물리면서 지속적인 악순환 고리를 만들었던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률 결정에서 이런 역사적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울러 최저임금 결정은 기진맥진한 소상공인들의 처지를 충분히 감안을 해야 한다. 이미 수백만의 소상공인들은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비용 악화에 직면해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되면 사업 포기가 폭증할 것이다.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도 채택할 만하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음식점, 편의점, 택시 운송업 등에 별도의 최저임금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지금처럼 전방위적 물가 상승이 일어나는 시기에 그나마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