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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
현대자동차 노조는 최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해 달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10조3648억원이므로, 요구액은 무려 3조원이 넘는다.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상여금 800% 확대, 정년 연장 등 다른 요구사항도 포함됐다. 지난해 관세 폭탄 영향으로 순이익이 22% 줄었고 올해도 중동전쟁 등으로 수출 여건이 악화한 현대차에서 이처럼 높은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을 두고 사회적 시각이 그리 곱지 못하다.
역대급 성과급이 예상되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둘러싼 갈등도 심상치 않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주지 않으면 다음 달 21일부터 18일간 파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하루 약 1조원, 전체적으로 최소 20조원에서 30조원 규모라고 노조 스스로 예측한다. 업계 최고 대우 관철을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게 노조 주장이지만, 만에 하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노조를 포함해 국가 전체적으로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앞선다.
성과급을 받는 기업 내부의 갈등도 커지는 조짐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DS) 부문과 다른 사업 부문 간 성과급이 지금도 크게 차이가 난다. 현 노조 요구대로 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하면 이 격차는 더 벌어지기 때문에 직원들 사이 의견 차이가 심해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임직원 1인당 성과급이 최대 13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고학력 연구직과 생산직 간 성과급 금액을 놓고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고 한다.
성과급과는 거리가 먼 대다수 직장인의 불만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급여 수준이 월등히 높은 반도체 기업에서 성과급을 몇 년 모으면 서울, 수도권의 어지간한 집도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직장인 사이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삼전닉스' 외 다른 곳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순간의 선택이 평생의 노력을 압도하는 현실에 일할 의욕이 떨어진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역대급 성과급에 관심이 쏠리면서 이들의 성과급을 '지역화폐로 지급해야 한다' '망해가는 기업을 세금으로 살려놓았으므로 하이닉스 직원들만 성과급을 받는 건 부당하다'는 등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반도체 설비 특성상 파업으로 가동을 중단하면 복구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결과적으로 협력사를 포함해 관련업계 생태계 전반이 막대한 손실을 보기 마련이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기업 신인도는 한번 내려가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정부와 기업, 노조 모두 상생과 사회통합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