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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 판결 다시 쓰는 국회에…박상용 “수사 뒤집기 근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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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 최민준 기자 | 손승현 기자

승인 : 2026. 04. 14. 05:00

①박상용 인터뷰
압색 과정 중 내부자료 누락 주장 사실과 달라
국정원 측이 문건 선별 후 협의 통해 반출 결정
檢에 불리한 내용도 포함…모두 법원에 제출
박상용 인천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 인터뷰
박상용 인천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 /송의주 기자
대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가 위기에 직면했다. 국가가 법에 의해 통치돼야 한다는 원칙이 입법부의 정치적 판단으로 흔들리고 있다. 법정에서 끝난 재판이 국회로 다시 호출되면서 법치주의의 작동 방식이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문제는 지금 국회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정조사)가 14일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하는 가운데 여권이 이재명 대통령과 맞물린 사건을 '검찰의 조작 수사'로 규정하며 국정조사를 밀어붙이고 있다. 이미 법원의 판단이 내려졌거나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까지 '정치의 검증대' 위에 올리며 공소취소를 겨냥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 중심에는 이 대통령이 연루된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있다. 여권의 검찰 수사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은 박 검사에게로 집중됐고, 그를 고리로 수사 결론을 흔들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에선 국회가 사실상 '또 다른 재판'을 여는 것과 같다는 지적과 함께 '삼권분립 원칙에 반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재판과 수사에 관여할 목적으로 국정조사를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관련 법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아시아투데이는 박 검사를 만나 대법원 판결까지 확정된 이 사건의 수사 경위와 판단의 근거를 다시 짚어봤다.

◇"국정원 '하얀 방' 압수수색…검찰 불리한 증거도 제출"
박 검사는 지난 9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균형 있는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국가정보원(국정원) 내부 자료를 누락했다는 여권 주장에 "사실과 다르다"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국정조사에서 국정원의 쌍방울 그룹 관련 보고서 66건 가운데 13건만 검찰에 제출됐다고 밝혔다. 또 국정원 감찰 부서에 파견된 부장검사가 66건의 원문을 확인한 후 13건만 선별, 압수수색에 대비하라고 지시했으며 수사팀이 압수수색 영장 집행 당시 13건만 제출받았다고 했다.

박 검사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을 통해 존재를 인지한 뒤 적법 절차에 따라 확보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보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은 기관장 협의와 법원의 통제가 필수"라며 "공문과 사실조회 등 임의 절차를 먼저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법원이 필요성을 인정해 직권으로 영장을 발부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압수수색에는 이 전 지사 측 변호인 동의도 이뤄졌다고 했다.

압수수색 과정은 이른바 '하얀 방'으로 불리는 국정원 내부 공간에서 진행됐다. 박 검사는 "100페이지가 넘는 문건 대부분이 가림(마스킹) 처리된 상태였고, 국정원 측이 관련성 있는 부분만 선별한 뒤 추가 협의를 거쳐 반출 여부를 결정했다"며 "검찰이 일방적으로 자료를 가져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 검사에 따르면 '하얀 방'에서 진행된 압수수색에는 복수의 국정원 직원이 동행했으며, 영장 집행 전에 비밀 서약서도 작성했다.

특히 그는 "확보된 자료 가운데는 쌍방울 단독으로 주가 부양을 시도한 정황 등 검찰에 불리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고, 해당 자료 역시 모두 법원에 제출돼 증거로 채택됐다. 변호인 측에도 자료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리한 것만 취사선택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대통령실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실 개입 시도 정황을 포착,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관련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에서 보고받았는지와 사건의 적법 절차 위반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박 검사는 "국정원 감찰 분야에 파견된 검찰 직원과는 절차 협의 수준의 접촉만 있었고, 수사 내용에 대해 지시를 받거나 공유한 사실은 없다"며 "당시 협의 과정은 모두 대검찰청에 보고됐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수사한 만큼 외부 개입은 없었다는 것이다. 박 검사는 이어 "(여권에) 어떤 조작을 했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대통령이 개입했다면 그것이야말로 중대한 국정 농단"이라고 반박했다.

이 전 부지사를 회유하려 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그는 당시 사건의 핵심 목격자이자 제보자였다"며 "진술 확보는 압박이 아니라 실체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여권의 주장을 일축했다. 박 검사는 "수사는 자백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실과 다른 진술을 바로잡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민훈 기자
최민준 기자
손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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