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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지금이 가장 싸요”…메모리 가격 급등에 노트북 ‘시가’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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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6. 04. 13. 17:47

'전자제품 메카' 용산, 신도림 분위기 보니
제조사 가격 인상에 현장서도 "작년보다 급등"
중고품 대안이지만…노트북 시장 5% ↓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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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 테크노마트의 PC 매장들. 이날 용산과 신도림 등에서 만난 상인들은 "체감 상 지난해보다 20~30% 오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안소연 기자
"지금 구매하는 게 좋습니다. 다음 주에는 가격이 또 올라요."

12일 방문한 서울 용산 전자랜드 상가의 노트북 매장이 몰려있는 층에 도착하자 조립PC 점포와 외산 노트북 점포들이 눈에 띄었다. 한 매장 앞에 진열된 제품들을 구경하자 점원이 겸연쩍은 표정으로 "노트북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맞이했다. 100만원 이하의 제품은 80만원대가 딱 하나 있었다. 그 앞에서 머뭇거리자 "이것도 다음 주면 100만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는 당부가 따라왔다. 노트북 가격이 계속해서 오른다는 소식이 비로소 실감났다. 건너편의 다른 손님들이 비교적 사양이 좋은 노트북을 살펴보고 있었고 "삼성, SK하이닉스 메모리 값이 많이 올라서 어쩔 수가 없다"는 설명이 들려왔다.

메모리 반도체값이 치솟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철저한 공급 체계를 구축하며 역대급 호황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노트북 업계는 원가 비중이 크게 높아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전자제품의 메카인 용산과 신도림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 북6' 시리즈를 올해 출시 후 지난 7일 17만5000~90만원 인상했으며, LG전자는 '2026년형 16인치 그램 프로'의 경우 지난 1일 20만~60만원 인상했다. 고사양의 제품은 사실상 300만원 이하로 찾기 힘들게 됐다.

또 다른 점포로 이동하자 점원은 "다음 주, 다다음 주 계속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신제품 말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전 모델에 대해 문의하자 신모델이 들어와도 기존 재고도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구형 제품만 찾는다고 해서 크게 저렴한 제품을 찾기는 어려워 보였다.

불황일수록 중고품의 인기가 증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중고 매장으로 이동하니 100만원 이하 제품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다만 아주 예전에 출시된 2016년도, 2019년도에 나온 모델이 다수였다. 제품 외관은 깨끗해 보였지만, 고민이 많이 필요한 상품이었다. 설명을 들어보니 2019년도 모델은 지난해 초만 해도 50만원 대에 팔렸지만, 이제는 70만원대에도 팔린다고 했다. 말 그대로 '메모리 시가' 현상이 생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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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전자랜드 상가에 '노트북 판매'를 강조하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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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으로 이동하면 분위기가 다르지 않을까. 테크노마트에 들어서자 눈을 마주친 상인들이 "무엇을 찾으시냐" "노트북 가격이 좀 올랐지만 안 오른 것도 있다"며 안내했다. 이날 돌아본 전자상가의 공통된 특징은 상인들이 모두 '친절하다'는 것이었다. 원래도 살갑게 대하는 분위기였을 수도 있겠으나, 노트북 가격이 오르면서 교체 시기를 미루는 소비자들이 증가하자 더 친근한 태도로 대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는 중고 제품이 보다 활발히 팔리고 있었다. 새것과 다름없는 국산 제품은 100만원 초반대도 발견할 수 있었다. 삼성과 LG 제품이 주를 이뤘지만 워낙 값이 나가다 보니 에이수스(ASUS), 에이서(ACER) 같은 외산 제품을 기웃거리는 손님들이 다수였다. 점원은 "요즘 노트북은 좀 두꺼운 건 새 것으로 사고, 얇고 가벼운 건 중고로 사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얇고 가벼울수록 비싸니, 차라리 상태 좋은 중고 제품으로 눈길을 돌리는 현상이다.

인근의 일반 가전 양판점은 어떨까. 가전 양판점은 일반적으로 신혼부부나 이사를 앞둔 이들에게 인기가 있다. 이날 찾은 곳에서는 100만원 대 노트북을 단 2개만 볼 수 있었고 대부분 200만원대 중반, 혹은 300만원대 제품이었으며, "갈수록 값은 더 오를 것"이라는 같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체 노트북·PC 디스플레이 시장이 지난해 대비 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용 교체 수요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AI 기능 확산이 일부 수요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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