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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휴전 승자는 中, 美는 대략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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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6. 04. 09. 19:11

중재국 파키스탄 막후 조종
곳곳에도 징후, 中도 강력 주장
美中 정상회담 앞두고 주도권 장악
지난 7일 전격 합의된 미국과 이란 간 중동 전쟁의 2주 휴전은 중국이 막후에서 거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탓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종 중재안은 파키스탄이 마련했으나 중국이 뒤에서 훈수를 두면서 사실상 휴전 결정을 이끌어냈다고 해도 좋지 않을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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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외무장관 회담을 가진 왕이 중국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 이 회담에서 중동 전쟁 휴전안이 대략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신화(新華)통신.
이에 따라 중국은 오는 5월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쥘 수 있게 됐다. 반면 계속 스타일을 구긴 미국은 대략 난감한 상태에서 회담에 임해야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의 처지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역전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중국이 휴전 중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증거는 많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꼽을 수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9일 전언에 따르면 AFP와의 통화에서 중국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에 동의한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존심 강한 그가 인정한 만큼 중국의 역할이 진짜 대단했다고 봐야 한다.

중국 역시 자국이 휴전을 이끌어내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마오닝(毛寧)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8일 열린 정례 뉴스 브리핑에서 한 말을 상기하면 진짜 그렇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중동 전쟁이 시작된 이후 중국은 줄곧 적극적으로 휴전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면서 결코 중동 전쟁의 비극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사실 마오 대변인의 주장은 절대로 오버한 것이 아니다. 휴전을 이끌어내기 위해 중국이 그동안 기울인 중재 노력을 살펴보면 분명 그렇다고 단언해도 좋다. 우선 왕이(王毅)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임)이 중동 전쟁 관련 국가의 외무장관들과 무려 26차례나 통화를 했다. 또 중동문제 특사가 관련국들을 지속적으로 방문, 가능한 일은 거의 다 했다.

지난달 31일 왕이 위원 겸 부장이 베이징에서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과 가진 회담은 아예 결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양 장관이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 △평화 협상의 조속한 개시 △비군사적 목표의 안전 보장 △호르무즈 해협 선박 안전 보장 △국제연합(UN) 헌장 최우선 지위 보장 등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5대 이니셔티브'를 발표했으니 이렇게 얘기해도 괜찮다.

다수의 이란 정부 당국자들의 고백 역시 거론해야 한다.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최후통첩으로 제시한 공격 유예 시한인 7일 오후 8시(미 동부 시간 기준)가 다가오자 중국이 막판에 개입, 이란에 수용을 압박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시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중동 전쟁 초기에는 대국답지 않게 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막판에 휴전이라는 긍정적 결과를 이끌어냈다. 중동 전쟁의 최후 승자가 중국이라는 말이 베이징 외교가에서 공공연하게 나도는 것은 정말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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