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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민연금 운용 핵심인력 이탈 지속… 60% 민간기업 재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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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6. 04. 06. 18:05

2년새 52명 퇴직… 로펌·사모펀드 이동
전관예우·이해충돌 문제 등 우려 커져
세부 규제 마련·보수 등 처우 개선 필요

국민연금공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LG전자, KB금융,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외 주요 기업 핵심 주주다. '자본시장의 큰손' 국민연금은 장기투자자로서 주식시장의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연금의 운용자금은 1400조원을 넘어서며 세계 3위 수준이다. 이 자금을 굴리는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역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십명이 기금운용본부를 떠나 민간 금융사나 로펌, 심지어 사모펀드로 재취업하고 있다. 전관예우와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국민연금은 내부통제 규정을 모두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해충돌 문제를 막을 수 있는 좀 더 세부적인 규제가 필요하고, 기금운용역에 대한 처우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받은 기금운용본부 퇴직자 재취업 현황에 따르면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52명이 퇴직했고, 이 중 36명이 재취업했다.

2024년엔 재취업한 기금운용역 중 12명이 민간 기업으로 옮겼고, 지난해에는 30명 중 18명이 민간기업으로 재취업했다. 기업행 비율을 보면 2024년에는 55%였는데 지난해에는 60%로 확대됐다. 기금운용본부 퇴직자들이 옮긴 기업의 면면을 보면 이해충돌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2024년 퇴직자들이 옮긴 기업은 NH투자증권과 DB자산운용, 카카오뱅크, 하나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현대차증권 등 대부분 금융사였고, 율촌 등 법무법인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신영증권과 외국계 금융사인 UOB대화은행 서울지점, 코람코자산운용, 코리안리, 한국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키움투자자산운용 등의 금융사와 사모펀드로도 이직하는 경우가 있었다.

기금운용본부 내부통제규정에는 '이해충돌의 방지' 조항이 있고, 세부 시행규칙은 퇴직 임직원을 채용한 기관에 대해서는 6개월간 거래를 제한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최근 3년간 퇴직자 재취업 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한 결과 위반 및 조치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취업 관리 규정이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적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퇴직 이후 1년이 지나면 6개월 거래 제한 규제도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남인순 의원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역이 국내 금융사와 로펌, 사모펀드 등으로 재취업하는 것은 관련 법령이나 내부 규정에 위배되지 않더라도 전관예우 및 이해충돌에 대한 우려를 낳을 수 있다"며 "내부 정보 활용 가능성까지 고려할 때 이해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세부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이 매년 이탈하는 이유를 찾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금운용역들이 맡고 있는 역할의 중요성이나 성과에 비해 처우가 못 미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고, 특히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것도 마이너스 요인이다"며 "보수 체계 개선과 인센티브 확대, 유연근무제도 활성화 등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핵심인력 이탈이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정책금융기관 지방 이전 논의도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임직원 연봉 수준이 시중은행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데, 지방 이전 논의까지 진전되면 정책금융 전문 인력의 이탈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금융기관 관계자는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취지에 이견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금융 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에서 기관 이전만으로 실질적인 파급 효과가 생길지는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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