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사업장·노무제공자 취약성 부각
건설·제조·운수 등 산재 전방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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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별로는 김 장관 취임 직후인 3분기 증가폭이 컸다. 2025년 3분기 사고사망자는 170명으로 전년 동기(147명)보다 23명 증가했다. 반면 4분기는 148명을 기록하며 전년(146명)보다 2명 늘었다. 하반기 전체 증가분 25명 중 대부분이 장관 취임 초기인 7~9월에 쏠린 셈이다.
하반기 증가세는 50인 미만(50억원 미만) 영세 사업장에 집중됐다. 김 장관 취임 후 하반기 50인 미만 사업장 사고사망자는 215명으로 전년 동기(182명)보다 33명 증가한 반면, 50인 이상 사업장은 111명에서 103명으로 8명 감소했다. 대형 사업장보다 안전관리 기반이 취약한 소규모 현장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집중형'에서 '전방위 확산형'으로 위험이 번지는 양상이다. 하반기 건설업 사망자는 148명으로 전년(146명)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제조업(80명→91명)과 운수창고통신업(11명→20명)에서 사망자가 크게 늘며 하반기 전체 수치를 끌어올렸다.
재해 유형으로 보면 구조적 문제는 더 분명하다. 떨어짐 사망이 12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부딪힘 34명, 물체에 맞음 33명, 끼임 23명, 깔림·뒤집힘 21명, 무너짐 20명 수준이었다. 장관 취임 이후에도 추락과 충돌 같은 전통적 고위험 사고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현장 안전관리의 기본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노동부는 이런 산재사망 증가 흐름의 배경으로 영세 사업장과 소규모 현장의 안전관리 취약성을 꼽았다. 노동부 관계자는 "정책이 현장 바닥까지 스며들어 실질적인 수치 변화로 나타나기까지는 물리적인 시간 차가 존재한다"며 "작은 사업장 중심의 '안전한 일터 프로젝트'와 상시 패트롤, 안전한 일터 지킴이 등을 통해 취약 분야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김 장관이 마주한 산재의 현주소가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재해조사 대상 통계가 법 위반 중심의 현장 사망사고 흐름을 보여준다면, 유족급여 승인 통계는 산재보험 체계 안에서 포착된 더 넓은 위험 지형을 보여준다.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와 같은 날 발표된 유족급여 승인 기준 사고사망자는 872명으로 전년보다 45명 늘었다.
특히 이 통계는 김 장관이 앞으로 챙겨야 할 '위험의 사각지대'가 어디인지를 분명히 가리킨다. 바로 노무제공자다. 유족급여 승인 통계에서 노무제공자 사고사망자는 137명으로 전년보다 36명 늘었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사망이 5명 증가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2023년 7월 산재보험 전속성 요건 폐지로 화물차주와 퀵서비스 종사자 등 통계 밖에 있던 죽음이 공식 지표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영향이 크다.
업종별 지형도 달라졌다. 유족급여 승인 통계에선 건설업(361명)이 가장 많았지만, 노무제공자가 대거 포함된 운수창고통신업이 176명으로 제조업(164명)을 제치고 사고사망 2위 업종으로 올라섰다. 사업장 외 교통사고가 123명으로 크게 늘어난 점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도로 위 노동자의 죽음이 제조 현장의 죽음을 앞지르기 시작했지만, 정부의 직접 조사는 여전히 담벼락 안의 공장과 건설 현장에 갇혀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런 죽음이 여전히 제도 사각지대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재해조사 대상 통계는 사업주의 법 위반 여부를 중심으로 집계돼 도로 위 사고 상당수는 빠질 수 있다. 결국 김 장관 취임 후 첫 성적표는 영세 사업장 문제뿐 아니라 노무제공자라는 새로운 취약 고리도 함께 드러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