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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K뷰티, 인기 아닌 ‘기준’ 됐다...남은 건 지속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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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6. 03. 31. 17:31

김지혜 명함
김지혜 생활경제부장
"국제무대에 서보니 K뷰티의 위상을 실감하겠더라고요."

세계 최대 뷰티 산업 박람회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26'에서 스킨케어 부문 대상을 수상한 한국 ODM(연구·개발·생산) 기업 코스맥스 관계자의 말이다. 이제 K뷰티는 더 이상 '트렌드'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하나의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

현장에 직접 참관한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시장의 시선부터 달라졌다. K뷰티 존의 규모가 확대됐을 뿐 아니라 방문객 밀도도 높아졌다. 글로벌 바이어들은 한국 기업 부스를 우선적으로 찾았고 상담 역시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단계로 이어졌다. "한국 제품은 쓰면 피부가 좋아진다"는 인식은 이제 일부 소비자 경험을 넘어 시장 전반의 공감대로 확산된 분위기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서 두드러진 키워드는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였다. 일부 바이어들은 타국 생산을 제안받고도 한국 생산을 고집했다. 이는 K뷰티가 브랜드 중심 경쟁을 넘어 제조와 개발 역량 중심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관심 영역 역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기존 스킨케어 중심의 수요는 헤어케어와 색조로 확장됐고, 특정 성분이나 제형에 대한 질문도 한층 구체화됐다. 이제 바이어들은 완제품이 아니라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즉 개발 방식과 기술까지 함께 들여다본다.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을 만들어내는 시스템 전체를 선택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ODM 기업이 있다. 기획과 연구개발, 제형 기술, 생산, 글로벌 규제 대응까지 아우르는 통합 역량이 K뷰티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브랜드 뒤에 가려져 있던 '생산자'가 산업 경쟁력의 전면에 나선 것이다.

코스맥스의 수상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현장에서는 사전 접촉을 통해 부스를 찾는 바이어들이 적지 않았고, 일부는 자사 제품의 제조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코스맥스를 인지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는 '제조 역량' 자체가 선택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 생산을 넘어 제품 기획과 방향성까지 함께 제시하는 역할이 강조되면서 ODM 기업의 위상은 이전과는 다른 차원으로 올라서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K뷰티의 경쟁력이 더 이상 일부 히트 제품에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빠른 개발 속도와 유연한 생산 체계, 제형 기술, 글로벌 대응 능력이 결합된 산업 구조가 핵심이다. 이번 박람회는 그 '보이지 않는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았음을 확인시킨 자리였다.

다만 이 지점에서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지금의 위상이 구조적인 경쟁력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쏠림인지다. 글로벌 뷰티 시장은 빠르게 학습한다. K뷰티의 강점으로 꼽히는 속도와 유연성, 제형 기술은 이미 주요 경쟁국들이 따라오기 시작했다. 유럽 ODM과 글로벌 브랜드들도 유사한 방식으로 전환을 시도하며 격차를 좁히고 있다.

결국 앞으로의 경쟁은 '속도'가 아니라 '격차'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얼마나 빠르게 만들 수 있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차별화된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기술과 생산,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코스맥스와 같은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의 성과는 결과일 뿐, 앞으로는 이를 유지하고 확장하는 능력이 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밖에 없다.

K뷰티는 지금 분명한 기회를 맞고 있다. 다만 이 기회를 산업의 체력으로 전환하지 못한다면, 지금의 위상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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