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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는 총 물 사용량이 비홍수기에 측정되는 정상 유출량을 초과하기 때문에 홍수 유출수는 저수지에 저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산악지형과 여름철에만 쏠린 강수형태를 떠올려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연중 고른 강수를 보이는 유럽 등과는 확연히 다른 한국의 특이성도 있습니다. OECD는 물 사용 효율을 유도하는 경제적 수단, ICT 기반의 스마트 물관리, 물 자원의 배분 체계 등이 필요하다고 함께 권고했습니다.
이런 권고가 나온지도 9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물 정책'을 두고 전문가가 아닌 국민적 숙의는 보를 해체할거냐 말거냐에 여전히 머무르고 있습니다. 혈세를 들여 마련한 16개 '보'라는 귀중한 인프라를 활용해 수자원을 어떻게 하면 잘 배분할 수 있을지가 아닌 보를 없애 자연 하천을 얻고, 다른 효익을 포기하잔 말과 다름 없습니다. 자연 하천이 반드시 수질이 좋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청계천은 자연 하천 시절 온갖 오염으로 얼룩져 미관도 좋지 않았지만 정비 후 하천유지용수를 통한 충분한 유량 확보로 시민에 사랑받고 멸종위기 생물이 찾아드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바 있습니다.
그간 수질 우려가 크지 않았던 남한강 3개 보도 재자연화 대상에 오를까 지역에선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용수로 여주보 상류에서 일일 11만톤의 물을 취수하고 있습니다. 이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용인클러스터에도 여주보에서 하루 26만5000톤 취수가 확정됐다"며 "미국은 반도체에 물을 대고, 한국은 반도체에서 물을 빼려 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은 경제안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에 매우 적절한 비판입니다.
예산 편성 과정이 합리적인지도 의문입니다. 보 개방에 따라 과거 농민들 피해가 잇따랐지만, 명확한 지하수영향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 정부는 취양수장 개선 예산부터 편성했습니다. 취양수장 개선사업은 보 개방과는 관련없다고 해명하더니, 돌연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해 낙동강 하류보에 대해선 취양수장 개선을 2028년까지 완료하겠다며 톤도 바꾼 모습입니다. 한평생 강 분야를 연구한 한 전문가는 "이미 마련된 보에 수로를 어떻게 연결시킬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며 "농업 등 재배방식에 있어서도 지하수위 변화에 따른 수질 전망을 정책에 녹이고, 인공 함양이나 충전지 등 선진국의 여러 제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은 산불, 지반 안전, 하천 건천화 등을 고려한 최적의 '관리수위'와 미래 디지털 물관리 시대의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때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