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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30일부터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농협중앙회 등 시중은행과 상호금융 3곳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사업자 대출 자금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등 용도 외 유용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서다. 다주택자가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 아파트를 담보로 사업자 대출을 받았거나, 사업장 주소지가 해당 지역 아파트인 경우 등 고위험 대출 유형을 집중 점검 대상으로 삼았다.
금감원은 단순한 차주 적발을 넘어 금융사의 여신 심사 적정성과 사후 점검·관리 이행 여부까지 살핀다는 계획이다. 차주의 용도 외 유용을 사전에 인지했거나 관리 과정에서 이상 징후를 놓친 정황이 확인되면 검사로도 전환할 계획이다. 이 경우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대상 금융사와 점검 범위를 순차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은, 은행권 전반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문제는 이러한 점검 구조가 은행의 대출 행태를 보수적으로 만든다는 점이다. 심사 단계의 책임이 강화되고 대출 실행 이후 리스크에 대한 부담까지 확대되면, 고위험 차주에 대한 취급을 줄이거나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개인사업자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는 포용금융의 일환으로 개인사업자 등 취약 차주에 대한 대출 확대를 주문해 온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와 상반된다. 금융당국은 경기 둔화와 자영업자 자금난 등을 고려해 개인사업자 대출 공급 확대를 요청했지만, 동시에 감독 기조를 강화함으로써 은행의 부담을 키웠다. 두 정책의 양립이 쉽지 않은 가운데 현장의 혼선만 커진 상황이다.
물론 사업자 대출의 용도 외 유용 문제를 방치할 수는 없다. 대출 자금이 부동산 투자 등 비업무용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시장 왜곡과 도덕적 해이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점검을 강화하고 사전 차단 기능을 보완하려는 조치는 불가피하다. 은행권도 제대로 된 심사 프로세스를 운영하며 사업자 대출이 본래 목적에 맞게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만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은행의 부담을 키우는 방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방향성은 정책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포용금융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자금 공급 확대와 대출 관리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