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아닌 호르무즈 해협 항해 재개 대비
주한미군(USFK), 27일 프랑스 주도 선 긋고 '전략적 통합요소(SIE)'는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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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단순한 군사 지원을 넘어, 분쟁 이후의 국제 해상 질서를 재편하는 '네트워크형 기여'라는 점에서 한국 국방 전략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이란戰 총성 이후' 겨냥한 프랑스발 구상… 韓, 실리적 절충안 택했다
2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진영승 합참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주도로 열린 35개국 합참의장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회의의 핵심 키워드는 '전투'가 아닌 '항해 재개'다. 프랑스 국방부는 "순수 방어적 성격의 협의체이며, 교전 중단 이후 해상 교통을 정상화하기 위한 준비"라고 성격을 규정했다.
정부와 군 당국이 미국의 직접적인 군함 파견 요청에는 거리를 두면서도, 유럽 주도의 '사후 질서' 논의에 발을 들인 것은 정교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원유 수입의 젖줄인 호르무즈의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 '국익'과, 중동 분쟁에 직접 휘말리지 않아야 하는 '리스크 관리'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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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지점은 이번 행보가 주한미군이 추진해온 '전략통합요소(SIE·Strategic Integration Element)' 개념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이다.
이에대해 주한미군사령부(이하 USFK)는 "공식 발표되지 않은 내부 조직 구조에 대해서는 언급이 제한된다."고 짧게 언급했다.
27일 오전 주한미군의 이 같은 반응은, 표면적으로는 신중함을 유지하면서도 그 이면에선 동맹 차원의 전략 구상이 이미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날인 26일 프랑스 주도의 '호르무즈 사후 질서' 다국적 군사 협의에 한국 합참의장이 참여한 흐름과 맞물리며, 한미 간 역할 분담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발언은 제임스 브런슨 USFK사령관이 지난해 미 의회 청문회에서 언급한 '전략통합요소(SIE·Strategic Integration Element)' 개념을 다시 소환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 브런슨 사령관은 SIE를 △확장억제 지원 △한미 핵협의그룹 기여 △재래식-핵 통합(CNI) 역량 강화 △한국 전략사령부와의 공조 수행 체계로 설명했다.
겉으로는 "중동 작전과 무관하다"는 선을 긋고 있지만, 이 SIE 개념을 적용하면 해석은 달라진다. 한반도를 거점으로 한 미군의 전략 자산 운용과 동맹국 참여를 '네트워크형 억제 체계'로 묶는 구조가 이미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전투 이후 항해 재개'라는 프랑스 주도 구상에 한국이 참여한 것도, 이러한 통합 억제 구조 속 '비전투 기여'로 읽힌다.
군사전략전문가인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예 준장, 기갑)은 이번 참여의 본질을 "파병 여부를 따지던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정보·지휘·억제 구조에 직접 편입되는 '역할의 성격 변화'"라고 진단했다. 주 소장은 특히 "SIE는 단순한 조직이 아니라 동맹국을 포함한 확장억제 실행 플랫폼"이라며 "한국의 이번 참여는 사실상 이 글로벌 억제 체계의 시험 운용 성격을 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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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국은 프랑스 주도의 '사후 질서' 구상과 미국의 'SIE 기반 통합억제'라는 두 축이 교차하는 지점에 서게 됐다. 주한미군은 공식적으로 중동 상황과의 직접 연계를 부인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전략 자산 공유와 다층적 연결망을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현재 논의는 어디까지나 '전투 이후'를 가정한 것이지만, 해상 수송로 안정이라는 현실적 필요에 따라 한국의 역할이 단계적으로 확대될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주은식 소장은 "향후 다국적 해상 안보 체제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은 단순 병력 제공자가 아니라 '억제 체계 참여국'으로서의 위상을 요구받을 것"이라며 "이는 한미동맹이 한반도 방어라는 지리적 한계를 넘어 글로벌 전략 네트워크로 확장되는 결정적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