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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올라 조합원 부담 줄이긴 어렵고…현대건설, 주거 서비스 강화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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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6. 03. 16. 16:46

26일 주총서 주거 플랫폼 운영 기반 마련 위한 정관변경
서초·동작·경기 과천시 일대 디에이치 단지 적용
압구정선 조합원 자산·이주·입주 컨설팅 서비스
공사비 상승 리스크 속 조합원 만족도 제고 전략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입주민 생활 서비스 중심의 주거 플랫폼 사업 확대에 나섰다. 단순 시공을 넘어 커뮤니티 운영과 생활 편의 서비스를 사업 영역에 포함시키며,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THE H)'의 차별화 요소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 압구정 일대 정비사업지에서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자산·이주·입주 관련 컨설팅 서비스까지 도입하며 추가 수주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규제 강화로 조합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비(非)시공 영역을 앞세워 수주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신규 항목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추가되는 사업 목적에는 주택·커뮤니티·상가 등 시설 컨설팅 및 운영업, 전자상거래·인터넷 관련 사업, 통신판매업, 부대사업 관련 업무 및 투자 등이 담겼다.

표면적으로는 사업 목적 확대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입주민 대상 주거 서비스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사전 정비 성격이 짙다. 현대건설은 현재 입주민 주거 서비스 플랫폼 'H 컬처클럽(H Culture Club)'을 추진하고 있다. 단지 내 커뮤니티 공간과 디지털 플랫폼을 결합해 문화·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로, 서비스 예약과 결제는 전용 통합 플랫폼 '마이 디에이치(my THE H)'를 통해 이뤄진다. 관련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정관상 사업 목적 정비가 필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H 컬처클럽을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를 시작으로 동작구 '디에이치 켄트로나인', 경기 과천시 '디에이치 아델스타'와 '디에이치 르블리스' 등 주요 단지에 적용할 계획이다. 향후 다른 디에이치 단지로도 확대해 입주민 대상 서비스 사업을 단계적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시공 이후 운영과 서비스까지 직접 관여하는 구조를 구축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핵심 정비사업지에서는 한발 더 나아간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9월 수주한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 사업에서 조합원 전용 플랫폼을 개설하고 'A.PT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자산관리, 이주, 입주 지원 등 세 분야를 축으로 한다. 절세 전략, 이주비 대출, 분담금 납부 계획 등 재건축 과정에서 민감도가 높은 금융·세무 사안까지 1대1 상담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 편의 제공을 넘어 조합원 접점을 선점하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정비사업의 경우 공사비 인상, 금융비용 부담, 각종 규제 강화로 조합원들의 체감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공사가 설계·브랜드 경쟁만으로는 차별화를 만들기 어려워진 만큼, 자산관리와 생활 편의 지원까지 결합한 서비스 패키지로 만족도를 끌어올리려는 것이다. 현대건설도 향후 압구정3·5구역 등 추가 수주에 성공할 경우 이 같은 컨설팅 서비스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자산관리와 세무, 금융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는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며 "조합원에게 별도 비용을 직접 받기보다는 사업 진행 과정에서 비용 구조에 반영되는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확정된 적용 대상은 압구정 재건축 사업지"라면서도 "압구정 외 다른 정비사업지로의 확대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이처럼 주거 서비스 강화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최근 정비사업 환경 변화가 자리한다.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금융 조달 여건도 예전만 못하다. 여기에 조합원 분담금 부담까지 커지면서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도 잦아지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시공사가 비용 리스크를 전적으로 떠안기 어려운 상황에서, 생활 서비스와 자산관리 지원 같은 비시공 영역을 강화해 조합원 불만을 낮추고 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실제 강남구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구마을 제3지구 재건축)는 공사비 부담이 현실화한 사례로 꼽힌다. 조합이 착공 당시 조달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만기 연장에 실패하면서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채권을 떠안았고, 이후 일부 조합원의 반발로 분담금 증액 안건이 총회에서 잇따라 부결되며 자금 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현대건설이 최근 채권 회수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과 각종 부동산 규제로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합원 부담이 커지면서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늘고 있다"며 "이제는 시공 능력만으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자산관리, 생활 편의, 커뮤니티 운영 같은 비시공 서비스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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