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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다주택자 좇다 놓친 것…집값만큼 중요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 ‘말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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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3. 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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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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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부 김다빈 기자
부동산 시장은 숫자, 즉 가격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세금과 대출, 금리 같은 정책 변수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시장을 흔드는 것은 정부가 보내는 메시지와 정책 기조다. 집값이 땅의 가치에서 비롯된다면, 정책 신뢰도는 정부의 말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부동산 정책 흐름은 다소 '수요 관리'에 무게가 실린 모습이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종료를 공식화했고, 금융당국 역시 다주택자 대출 관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정책적 선택인 것이다. 다만 정부가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강조해 온 '서울 도심 공급 확대'는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났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지난 1월 29일 발표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이후 공급 정책은 현재 실행 단계로 옮겨가는 과정 중에 있다.

1·29 대책은 서울과 수도권 도심에서 신규 공급 부지를 발굴해 총 6만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국토교통부는 당시 대책 발표 직후 추가 공급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이번에 발표한 것 말고도 아직 공개하지 않은 곳들이 있다"며 "준비되는 대로 2월에도 추가로 발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현 가능성이 높은 부지를 우선 공개했고, 추가로 공급 가능한 부지도 준비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다만 지난 2월 추가 공급 대책은 발표되지 않았다. 공급 계획의 실행을 위한 협의와 조율 과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책에 포함된 주요 공급 계획이 사업 단계로 넘어가는 가운데, 지자체 협의와 관계 부처 조율이 예상보다 길어진 것이다.

특히 공급 부지로 거론된 지역에서는 우려와 반발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노원구 태릉 일대다. 태릉골프장 부지 개발은 교통 인프라 확충과 지역 수용성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용산정비창 개발 역시 상황도 단순하지 않다. 서울시는 인프라 재정비 필요성을 언급하며 속도 조절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어서다. 수도권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감지된다. 공급 확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가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곳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이후 논의는 별도의 대형 발표보다는 공급 이행 점검과 후속 조치 중심으로 이어졌다. 정책의 실질적 실행을 위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 없는 움직임은 아니다. 하지만 시장 입장에서는 공급 확대에 대한 메시지와 정책 체감 사이에 일정한 간극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행동이 말보다 크다(Actions speak louder than words)"는 말을 남겼다. 말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이를 뒷받침하는 행동이라는 뜻이다. 부동산 정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무리 정교한 대책이라도 실행이 뒤따르지 않으면 시장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공급 확대와 규제 정상화가 계획대로 이어질 때, 시장 역시 정책의 방향을 보다 분명하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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