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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신앙을 빌미로 사욕(私慾)을 포장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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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6. 03. 04. 14:54

한국교회 전근대 구태 타파하며 사회 개선
잘못된 무속의 모습, 오늘날 교회에서 보여
반면교사로 삼아 초기 선교사 정신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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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선교 140주년을 맞아 서울 압구정 광림교회에서 열린 2025년 부활절 연합예배 단체 기념촬영. 한국교회 지도자들도 초기 선교사들이 보여준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의눈
최근 우리사회를 보면 무속이 문화 콘텐츠나 개인적 신앙 생활을 넘어 남용되는 감이 있다. 무속인이 예능 프로그램으로 나와 순직 공무원의 사인을 거칠게 표현하고 국정감사 때 증인으로 나온 무당이 오히려 인기몰이를 하는 등 사회적 선을 넘나들고 있다.

종교의 자유로 인정하더라도 무속 신앙이 합리성과 윤리란 틀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데 우리사회 대부분이 동의할 것이다.

무속의 일탈을 가장 경계하는 곳은 교회다. 우상 숭배를 거부하고 창조주 하나님만을 유일신으로 여기는 개신교 교리는 여러 명의 신을 모시는 무속 신앙과 충돌한다. 아울러 한국교회에 있어서 무속은 '전근대적 폐습'을 상징한다. 한국교회는 전근대 사회의 구태를 극복하고 현재 대한민국을 건설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합리성보다 직관을 우선시 여기고 사회 구조 개선보다는 기복에 치우친 것이 구한말 무속이었기에 그들은 암울한 현실을 바꾸지 못했다. 이에 비해 아펜젤러·언더우드로 상징되는 초기 선교사들은 환자에게 굿을 하는 대신 병원을 짓고 의술을 행했다. 이들은 수많은 신들에게 치성을 드리기 보다 학문과 기술을 가르쳐 사회 공동체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도록 도왔다. 이 때문에 구한말 한국교회는 엘리트의 산실이었고, 합리적 이성과 정의와 평화를 논하는 담론의 장이었다.

아쉽게도 오늘날 한국교회의 이미지는 과거와 같지 않다. 아니, 오히려 나빠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극단에 함몰된 일부 교회가 한국교회를 마치 대표하는 것처럼 됐다. 이는 한국교회 본연의 모습이 아니다.

교회가 쇄신해야 한다는 것은 교계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교회의 모습을 가만히 보면 교회가 비판했던 잘못된 무속 신앙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무속인에 대한 맹목적인 순종과 같은 반지성적인 목사 개인에 대한 숭배, 기복을 위한 굿과 물질적 성공만이 복음의 증표라고 생각하는 교인들. 이러한 모습은 제대로 된 신앙이 아니다. 신앙을 빌미로 사욕(私慾)을 포장하지 말라는 게 교회 지도자들의 지론이다.

기독교가 추구하는 신앙은 개인적 욕심에서 벗어나 성령의 자녀로 거듭나는 것이다. 잘못된 무속이 보여준 모습을 근대화의 이름으로 극복했다는 교회가 그대로 답습해서야 되겠는가.

무속은 교단이 없기 때문에 물의를 일으키는 이를 감찰하거나 징계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무속인의 일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사회적인 경계가 필요하다. 개신교계가 무속 신앙에 대해 적절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유익한 일이다. 교회도 이를 통해 성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국내 4대 종교 중 최대 종교인 개신교가 건강해야 한국사회도 건강할 수 있다. 합리적이고 지성적인 기독교인들이 늘길 바란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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