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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억 유증 나선 KB증권… 무리한 IMA 대신 ‘실리’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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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6. 03. 03. 17:56

자기자본 7.5조로… "IMA 겨냥 아냐"
확보된 자금 'IB·WM'에 집중 투입
"수익구조 다변화 향한 전략적 결단"
KB증권이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종합투자계좌(IMA) 경쟁과 거리를 두는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경쟁사들이 IMA 사업자 지정 기준에 맞추고자 몸집 불리기에 나서는 반면 KB증권은 자본 효율성이라는 다른 기준을 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무리하게 IMA를 추진하기보다, 확보된 자금을 수익 창출력이 검증된 IB(투자은행)와 WM(자산관리)에 집중 투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모기업인 KB금융그룹이 증권부문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내비친 결과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자본 확충이 아닌, 그룹 수익 구조 다변화를 향한 전략적 결단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IB 경쟁력 고도화와 디지털 혁신으로 현재 11% 수준인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므로, KB증권의 지분 100%를 보유한 KB금융지주가 배정된 신주 물량(3333만3333주)을 전량 인수한다.

다만 시장 관심사였던 IMA 지정 기준 달성과는 거리가 있다. 증자 전 KB증권의 자기자본은 6조8890억원 규모로 증자 후에도 7조5890억원 수준에 그친다. KB증권은 사업자 지정 요건인 자기자본 8조원에 미달한다는 점을 들어, 이번 증자가 IMA 사업을 겨냥한 것이 아님을 명확히 했다. KB증권 관계자는 "기업금융 딜 수행 역량 강화와 함께, WM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영업 기반 확충이 유상증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IB와 WM에서 집중 활용할 전망이다. IB 부문에서 나타나는 가장 즉각적인 효과는 발행어음 한도 확대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초대형 IB의 경우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어음을 조달할 수 있다.

KB증권으로서는 1조4000억원의 추가 발행어음 조달 여력이 생기는 셈이다. 조달된 자금은 다양한 기업 딜에 투자될 전망이다. 특히 발행어음 조달 자금의 25% 이상을 모험자본으로 공급해야 하는 만큼, 늘어난 실탄은 부동산에 편중됐던 수익 구조를 생산적 금융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WM 부문에서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서비스 고도화와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이번 증자는 KB금융의 계열사 '확장'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KB금융은 은행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비은행 기여도를 높이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KB금융 당기순이익은 2024년 5조782억원에서 2025년 5조8430억원으로 1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증권의 순이익 역시 5857억원에서 6739억원으로 15.1% 늘어나, KB증권이 그룹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년 연속 11%대에 머물고 있다. 그룹 이익의 60% 이상을 은행이 책임지는 구조다. KB증권의 이익 기여도는 은행·보험에 이어 계열사 중 세 번째 수준이다. 하지만 유상증자를 기점으로 그룹 내 KB증권의 존재감은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증자된 자금에 힘입어 대형 딜 참여 범위가 넓어지면 증권의 이익 규모 역시 많아질 것으로 관측돼서다. 지주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 역시 또 하나의 기대 요소다.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에서 은행의 네트워크와 증권의 역량을 결합해 대형 딜을 주도할 경우, 그룹 전체의 자산운용 효율성까지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 확충 이후 IB 부문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와 운용 수익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하면, 그룹 내 순이익 비중이 15%선까지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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