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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적자 속 1조 베팅…SKC, 유리기판에 ‘사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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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6. 03. 03. 15:43

자회사 통해 올 하반기 유리기판 상업 생산 돌입
'게임 체인저'지만…안정적 수율·막대한 비용 부담
최근 1조원 규모 유상증자 결의
본업 수익성 악화…이자 부담도 가중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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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본사 전경./ SKC
SKC가 차세대 AI(인공지능) 반도체 패키징 소재로 꼽히는 '유리기판'에 사실상 회사의 미래를 걸었다.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미국 조지아주 공장을 거점으로 상업화를 추진하고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본업 부진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감행한 대형 베팅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은 기대보단 우려가 큰 분위기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C는 앱솔릭스를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조지아주 공장에서 유리기판 상업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유리기판은 AI 반도체의 고집적·고다층 패키징 수요 확대에 대응할 차세대 기판으로 거론된다. 기존 플라스틱 기반 기판(FC-BGA 등)의 평탄도와 열 안정성 한계를 보완할 수 있고, 신호 왜곡을 줄여 전력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 체인저' 후보로 평가된다.

다만 아직 AI 반도체용 유리기판이 대규모 상업 양산에 성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한 사례는 없다. 파일럿 생산과 샘플 공급 단계는 진행 중이지만 수율 안정화와 대면적 공정 기술 확보, 원가 경쟁력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어서다. 특히 대량 양산 단계에서 불량률이 높을 경우 손익 구조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은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기술 장벽이 높은 만큼 성공 시 파급력도 크지만 실패 비용 역시 상당할 수밖에 없다.

SKC의 재무 상황도 녹록지 않다. 회사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 가운데 5900억원은 앱솔릭스 투자에, 4100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투입할 예정이다. SKC 측은 이를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재무 안정성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C의 유상증자 의사결정에 긍정적 판단"이라며 "2025년 연말 기준 부채비율 233%가 증자 이후 142%로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앱솔릭스는 고객사 샘플 테스트와 기술 타당성 검토를 거쳐 현재 신뢰성 검증 단계에 진입했다"며 "이번 유상증자는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계기"라고 평가했다.

시장의 우려도 완전히 해소 되지 않았다. SKC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4283억원, 영업손실 1076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연간 기준으로도 2024년 2758억원이던 영업손실은 2025년 3050억원으로 확대됐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전방 수요 둔화 영향으로 화학과 동박 등 주력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일회성 비용까지 겹친 결과다.

결국 SKC의 유리기판 전략이 시장의 불신을 잠재울 방법은 '수율'을 통한 실적 증명이다. SKC가 최근 앱솔릭스의 CEO(최고경영자)를 반도체 기술 전문가로 전격 교체하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도 이러한 시장의 압박과 무관하지 않다. 조지아 공장에서의 양산 준비가 실제 수율 확보와 고객사 대량 수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아니면 또 하나의 선행 투자에 그칠지, 시장은 기대보다 결과를 요구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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